낸드 경쟁사들, 점유율 상승세
캐파 대폭 확대…삼성·SK와 격차 줄여
"후발주자, 언제든 韓 뛰어넘을 수 있어"
낸드는 D램과 HBM에 비해 개발·생산 난도가 낮은 데다, 점유율 격차도 얼마 나지 않는 만큼, 한국 우위의 시장 구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경고가 들린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낸드 3위 일본 키오시아의 매출은 28억41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33.1% 증가했다.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13.3%에서 15.3%로 2%포인트 올랐다.
5위 미국 샌디스크의 3분기 매출은 23억8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1.4% 상승했다. 키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다. 점유율도 12.0%에서 12.4%로 소폭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은 2분기 32.9%에서 3분기 32.3%로 되레 감소했다. SK하이닉스 또한 21.1%에서 19.0%로 하락했다.
후발주자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도 일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의 주문에 따라 HBM 및 고성능 D램 생산능력(캐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평택 및 화성 캠퍼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낸드 일부 라인을 D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20%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신규 생산능력을 HBM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이 HBM에 집중하는 사이, 후발주자들은 낸드의 생산능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키오시아는 최근 일본 기타카미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낸드 등 최첨단 메모리 칩을 양산한다. 또 욧카이치의 주력 공장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할 방침이다.
키오시아와 샌디스크가 미국 내에 첨단 낸드 합작 공장을 새로 구축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의 낸드 합산 점유율은 27.7%로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합작 공장에서 첨단 낸드를 생산하면, 이들 기업의 시장 장악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중국의 YMTC는 최근 제3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의 개발 난도를 고려하면 후발주자가 언제든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삼성과 SK는 HBM·D램과 낸드의 생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고민할 때 후발주자들은 치고 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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