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놓치는 '심장의 경고'…인공지능, 10초만에 찾다[빠정예진 의료AI]

기사등록 2024/09/21 06:01:00 최종수정 2024/09/21 15:34:32

메디컬에이아이 '에티아 엘브이에스디', 심전도 AI분석해 진단 보조

전국 40여 대형 의료기관서 사용 중…기존 혈액검사比 높은 정확도

[서울=뉴시스] 메디컬에이아이는 2023년 3월 식약처로부터 AiTiALVSD 제조허가를 획득하며, 심부전을 진단 보조하는 세계 최초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를 상용화했다. 또한 지금까지 15개 이상의 질환을 심전도 분석 인공지능으로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심전도 분석 인공지능 분야의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메디컬에이아이 제공) 2024.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공지능(AI)이 의료계의 화두가 됐다. AI가 도입된 이후 환자의 질환을 과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과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의료계는 평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빠정예진'의 의료AI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뉴시스는 국내 의료AI 분야 선두 업체들의 솔루션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심부전은 '심장병의 종착지'라고 불린다. 다양한 심장질환을 앓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결국엔 심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 구석구석으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의 유병률은 약 2%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 수는 1990년 3300만 명에서 2017년 6400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향후 글로벌 심부전 환자 수는 2040년까지 2.3배, 2060년까지 3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전체 인구의 0.77%에서 2018년 2.27%로 증가하는 추세로, 2018년 심부전 환자 수는 약 116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나이에 따라 유병률이 상승해 60대 이상에서 심부전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메디컬에이아이는 이런 심부전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AiTiALVSD(한글명: 에티아 엘브이에스디)를 상용화했다.  AiTiALVSD는 심전도 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심부전을 진단 보조하는 의료 AI 솔루션이다.

심전도는 심장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측정한 것으로, 이를 통해 심장의 건강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병원의 의료진이 AiTiALVSD 분석 오더를 내리면, 환자의 심전도는 인공지능 모델로 보내져 분석이 이뤄진다. 약 10초 내외의 인공지능 분석이 끝나면 "본 환자의 AiTiALVSD 점수는 ○○점입니다"라는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AiTiALVSD 점수는 심부전 가능성을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0점에서 100점 사이의 값으로 표시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심부전 위험이 높은 것으로, 이에 따라 심부전 저위험군 혹은 고위험군 중 하나로 구분해 알려준다.

기존의 의학기술로는 심전도 판독으로 심부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심부전이 의심되면 심전도 검사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되는 확진 검사인 심장초음파 검사를 바로 진행하거나 정확도가 만족스럽지 않은 NT-proBNP 혈액검사를 실시해왔다.

더구나 심부전은 그 증상이 없거나 모호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환자들은 병원을 방문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의료진조차도 증상만으로 심부전을 의심하지 못한다. 여기에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선별검사조차 부재해 많은 수의 심부전 환자가 이미 악화된 상태로 발견됐다.

AiTiALVSD는 심전도 판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기존의 의학기술로는 판독할 수 없었던 심부전을 진단 보조하는 의료 AI 솔루션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NT-proBNP 혈액검사의 정확도(72.0%)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심부전을 예측한다.

AiTiALVSD는 비급여 수가 한도가 9300원으로 결정되고, 올 6월부터 본격 적용됨에 따라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 등 전국 40여 개 대형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이며, 유료 사용자는 매월 10만 명에 달한다.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AiTiALVSD 검사를 진행했을 때, 약 1%가 고위험군(양성)으로 분류된다. AiTiALVSD의 양성예측도(양성 결과를 얻었을 때 실제로 질병이 있을 확률)가 60%임을 감안하면 월 유료 사용자 10만 명 중 600명이 실제 심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산출할 수 있다. 심부전 환자의 5년 내 사망률은 50%가 넘어, AiTiALVSD 검사로 심부전을 빠르게 발견하면 매달 350명을 살리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환자와 의료진은 AiTiALVSD를 통해 여러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우선 환자는 고가의 심장초음파를 시행해야 할지 여부를 간편한 AI 검사로 사전에 확인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심부전을 조기 발견 골든타임 내 치료가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메디컬에이아이의 에티아 엘브이에스디(AiTiALVSD)는 2023년 3월 식약처로부터 제조허가를 획득하고, 2023년 2월에는 통합 29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2023년 4월에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 (사진=메디컬에이아이 제공) 2024.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의료진은 모호한 증상의 심부전을 조기에 검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여러 번 심초음파 추적검사를 하는 경우를 대체하거나,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판단을 도와 인력과 시간,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보조할 수 있다. 또한 심부전을 조기 진단함으로써 국가 건강부담 비용을 절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준명 메디컬에이아이 대표는 "AiTiALVSD는 의료 취약지에서도 심전도 측정만으로 정확하게 심부전을 선별할 수 있는 제품으로, 현 정부의 바이오헬스 육성 정책에 부합하는 의료기기"라며 "AiTiALVSD를 통해 국내 의료 시장에서는 혁신의료기술의 확산 및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AiTiALVSD의 미국, 유럽, 인도 수출을 통해 바이오헬스 수출 활성화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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