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 휴진
외래진료·수술 중단에 환자 "불안"
실제 외래진료 일정 바뀐 사례도
예상보다 휴진 교수 적을 수 있어
[서울=뉴시스]김래현 이태성 수습 우지은 수습 오정우 수습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채워온 주요 의대 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간다.
대학병원 의료진 수가 줄어들며 외래진료와 수술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을 겪었던 시민들은 의료 공백 사태가 현실이 될 것을 걱정하는 양상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
또 다른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와 수술을 멈춘다.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이 참여하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주 52시간 근무를 준수하는 대신 근무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경우 주 1회 휴진일을 정해 쉬라고 권고했다.
의료계는 안정적인 진료를 하기 위해 교수들이 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자들은 당장 치료를 받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뉴시스가 전날(29일) 오후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서영빈(44)씨는 경북 문경시에서 올라와 신장암 수술을 받고 이날 퇴원 예정이라고 했다.
서씨는 "병실에 환자들이 없던데 수술할 의사가 많이 빠져나가서인 것 같더라"며 "암 환자는 검사나 치료가 늦어지면 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최대한 빨리 암을 제거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장인어른이 췌장암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해 있다는 박모(47)씨는 "아직 수술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는데 재수술을 해야 하게 됐을 때 차질이 생길까 불안하다"며 "췌장은 다른 부위에 비해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진료에 차질이 생기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의대 정원 일정 부분을 양보한 만큼 의사들이 협상에 임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하지 않나 싶은데 의사들 자존심 문제로 인해 불발된 것 같다"며 "양측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도 했다.
주기적으로 통원 치료를 받는다는 오모(58)씨는 "원래 30일 예약이었는데 교수 사정으로 인해 앞당겨서 오늘 온 것"이라며 "제 질병은 약 복용을 멈추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교수들 휴진 소식에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충남 보령시 거주 70대 김모씨도 이날 교수들의 휴진으로 진료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차 타고 2시간30분 걸려 병원에 오곤 하는데 내일 교수들이 휴진하며 5월 진료가 갑자기 건너뛰어졌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실제 휴진하는 교수들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세브란스병원의 한 진료과의 이날 외래진료 일정표에는 의사 8명이 외래진료를 한다고 돼 있었다. 해당 진료과 접수대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한 간호사는 "내일 휴진을 하긴 하지만 진료를 보는 교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황영란씨도 "휴진에 관한 아무런 공지도 내려오지 않았다"며 "어떤 교수가 진료를 보지 않는지에 관한 전달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지난 26일 온라인 총회를 하고 장기적으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매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이 주 1회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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