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카카오 "무료 이용자 피해보상안도 검토…사고원인 업계와 공유"(종합2보)

기사등록 2022/10/19 13:12:41 최종수정 2022/10/24 09:57:51

"서비스 정상화에 총력…현재 대부분 정상화"

"공공성 띠는 서비스 부합하는 책무 다 못해"

"복구 완료 후 직·간접적 원인 방대하게 조사"

"오늘 별도 신고채널 연다…대상·범위 등 논의"

"SK와의 책임소재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

"복구 지연 원인은 개발자 주요 작업·운영도구 이중화X"

"데이터센터 한 곳 완전히 멈춰도 원활한 서비스 구축 방침"

"4600억원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 완공 예정"

"카카오와 IT업계의 불행…사고 발생 원인·문제점 등 업계에 공유"

"김범수 창업자의 선택적 경영 개입은 옳지 않아, 국감서 입장 표명"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오동현 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본 모든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인프라 투자를 통한 근본적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남궁훈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태 수습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남궁훈 대표는 "화재 사고 발생 직후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된 상황이다. 저희의 준비 및 대응 상황이 이용자분들의 기대를 미치지 못해 장시간 동안 큰 불편을 드렸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 이용자분들께서 다시 안심하고 편리하게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는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다. 저희는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인 원인과 그 배경이 되는 간접적인 원인까지 방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복구가 급선무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원인만 파악한 단계이며 복구가 완료되는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 보상은 유료 서비스 이용자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폭넓게 검토할 방침이다. 무료 이용자를 포함한 간접적인 피해 보상을 감안해도 보상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홍 대표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하고 가능한 빠르게 실행하겠다"며 "피해신고 접수는 그동안 고객센터 등을 통해 받아왔지만 오늘 별도의 신고채널이 열린다. 신고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특히 "유료 서비스 이용자 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SK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 보상 대상자 선정에 대해선 "멜론은 유료 이용자 보상 등 직접적 보상이 있고 회사별로 시행하고 있다"며 "무료 서비스 이용자는 보상이 선례도 없고 기준도 없어서 어떤 사례가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보상 등 정확하게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간접적 피해 보상을 감안하면 보상 규모는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복구가 지연된 원인에 대해선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다"며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대로 시작하겠다.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첫 자체 데이터센터는 2023년 9월 완공 후 2024년 1월 개소할 계획이다. 추진 중인 제2 데이터센터는 2024년 1월 준공 예정이다.

홍은택 대표는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의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산 데이터센터가 설립되기 전까지 추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분산 현황에 대해선 "현재 총 9만대 서버가 4군데 데이터센터에 분포됐고, 사고 시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4곳의 이중화도 마무리 짓겠다"며 "판교 데이터 센터에 서버의 30%가 있고, 메인 센터여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인프라 쪽 인력 확보 등 여러 예산을 확충하면서 재발 방지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카카오 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이날 남궁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남궁 대표는 재난대책소위를 맡아서 이번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저는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였는데 그러다 보니 사업 중심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려 왔고 매출이나 영업이익 중심으로 사고가 돌아갔다"며 "그 자리에서 있는 것 보다 내려와서 이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스스로 느끼고자 이같은 의사결정을 내렸다. 회사의 방향성도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남궁 대표는 "사임 이후 책임을 지고 그만 둔다는 게 아니라 재발방지 위해 노력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렇게 사임할지 상상도 못했고, 재발 방지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제대로 된 사과이고 사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는 사실 카카오 비극이기도 하지만 IT업계 불행이기도 하다"며 "이 사고가 왜 발생했고,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문제에 대해 세세하게 조사하고 이를 인프라를 담당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참고하도록 IT업계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경영 개입을 하지 않고 있고,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상대책은 제가 전권을 맡았고, 김범수 창업자의 입장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schoi@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