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작성 피신조서 증거사용 위헌"…헌재, 판단 내릴까

기사등록 2021/12/23 05:30:00

'사법농단' 수사 받은 유해용이 낸 헌법소원

"피신조서 증거능력 인정으로 방어권 제약"

지난 10월 무죄 확정돼…각하 가능성 무게

내년부터 '동의 안하면 증거 안돼' 개정 시행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사법농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확정받은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이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2.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검사가 피의자를 조사하며 작성한 진술조서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관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온다.

헌재는 23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유해용 변호사가 옛 형사소송법 312조 1항 등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을 지낸 유 변호사는 지난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특정 재판 및 관련 재판 진행경과·처리계획 등을 파악해 보고하도록 하고, 그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하게 했다는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 연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에 문제의식을 표하며 관련 형사소송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옛 형사소송법 312조 1항은 검사의 피의자신문 조서가 적법절차에 따라 작성되고 실제 진술한 내용이라는 점이 재판에서 인정되면 증거 능력을 인정하도록 규정했다.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같은법 2항에 근거해 실제 진술이 조서에 담겼다는 점 등이 증명되면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유 변호사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능력 인정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결정적으로 제약하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하고 자기부죄금지의 원칙(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피의자 소환조사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200조도 문제삼았다.

해당 법 조항이 피의자 소환의 횟수나 시간·방법 등을 제한하지 않아, 검찰이 피의자를 무제한으로 공개소환해 장시간 조사함으로써 자백을 강요할 수 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1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해당 법 조항 등에 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헌법소원을 냈다. 이후 유 변호사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헌재는 유 변호사의 헌법소원을 각하할 가능성이 높다.

형사재판을 받던 도중 어떤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면 사건관계인은 법원에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으로부터 기각되면 유 변호사처럼 헌법소원을 낸다.

만약 헌재가 청구인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인다면 유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반면, 무죄로 확정됐다면 재심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헌법소원은 각하 사유에 해당한다.

헌재는 유 변호사가 이미 무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각하할 수 있다.

한편 유 변호사가 문제를 삼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에 관한 형사소송법은 오는 2022년 1월1일부터 개정 시행된다.

개정 형사소송법 312조 1항은 피고인과 변호인이 동의해야만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