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과제②]안철수와 합당 협상 시험대…과거 악연 극복할까

기사등록 2021/06/13 08:00:00

이준석 "가장 먼저 공개 소통할 사람은 안철수"

국민의당 "혁신적 야권 대통합 적극 나서달라"

지분 싸움 파행 가능성…과거 노원 공천 갈등

권은희 "외관만 청년" vs 이준석 "예의 갖춰라"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새누리당 이준석,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난 2016년 4월5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열린 4.13총선 노원병 후보 TV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2016.04.0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체제가 닻을 올린 가운데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그의 역량을 평가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스스로 합당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한 만큼 협상 결과에 따라 역량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과거 악연을 어떻게 푸느냐는 변수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당대표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공개 소통할 사람은 안철수 대표일 것"이라며 합당 논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합당 논의를 위해 당대표 경선 경쟁 후보였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란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며 "주 전 원내대표가 계속 그 일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직후 안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며 합당 논의를 이어온 바 있다. 비록 퇴임 전 합당을 마무리 짓지는 못했지만 수차례 인터뷰와 토론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당과 합당은 단시간 내에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민의당 역시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야권 대통합에 적극 나서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당선 직후 논평을 통해 "혁신적 야권 대통합에 열린 자세로 적극 나서서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드는데도 제1야당에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안 대표도 지난 7일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한 합당의 진정성과 합리적 원칙을 갖고 임한다면 합당은 문제없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양당이 합당에 적극적인 모양새지만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지분 싸움이 협상을 파행으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4일 전국 253개 국회의원 지역구에 지역위원장을 공모했고, 64개 지역구에 7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4일에도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열어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보완 심사를 하는 등 지역위원장 선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합당 후 당협위원장 선임 등의 지분을 요구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대표도 지난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당에서 이번에 70명 정도 지원했다고 하는,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당 조직 등에 후한 평가를 하지 못할 것 같다"며 "(합당 결과) 그 사람들을 지역책임자로 넣어야 된다고 하면 그게 공정인가. 그 부분은 오히려 국민의당 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선출된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1.06.11. photo@newsis.com
지역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은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악연에 비춰볼 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같은 당에 몸을 담았던 지난 201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노원병은 안철수 대표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로, '유승민계'로 분류된 이 대표가 공천을 신청했지만 안 대표와 가까운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노원병 공천을 신청하면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계파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결국 김 교수가 자진사퇴를 하며 이 대표가 공천을 받았지만 이 대표는 지난 3월에도 2018년 당시 안 대표의 아내인 김미경 교수가 당시 김근식 교수를 도와줬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게재하는 등 앙금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도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국민의당 상대로 통합의 파트너로서 지지와 가치를 확장해야 되는 방법론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에) '소값을 후하게 잘 쳐주겠다'라는 약육강식의 인식을 가지고 대하는 모습들에 대해서 상당하게 좌절감이 느껴진다"라고 우려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에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외관만 청년"이라며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도 권 원내대표를 향해 "원래 다른 당의 전당대회 후보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결례"라며 "만약 합당의 대상이라고 하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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