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변호인 "檢, 불출석 제안" 주장에 검찰 반박(종합)

기사등록 2019/12/16 19:47:42

'호화 생활' 비난 의식한 듯 관할 이송 관련 檢 의견서 공개

"불출석 관련 법 절차 문제 없다…출석 요구하면 따르겠다"

검찰 "관여할 수 없고 제안 이유도 없다…일방적 왜곡 주장"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이 열린 16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주교 변호사가 검찰 측 의견서를 공개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해 5월 법원 측에 재판 관할과 관련해 낸 이 의견서에는 피고인 전씨의 법정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2019.12.16.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 라운딩, 12·12 군사쿠데타 기념 오찬 등 호화 생활을 누려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씨 측 변호인이 "검찰이 먼저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방적인 왜곡 주장에 불과하다"며 정면 반박했다.

전씨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16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앞서 검찰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를 공개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5월24일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다. 처음 광주에서 소가 제기가 됐을 때 관할 위반이라고 주장, 다른 사건처럼 피고인의 주소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이송 신청을 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검찰은 의견서를 통해 '피고인의 변호인이 선임돼 있고 사건이 경미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상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면서 "(헬기 목격) 증인의 편의를 위해서 광주법원에서 재판하는 게 좋겠다며 검찰이 먼저 피고인 출석없는 재판을 먼저 제안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헬기 사격의 진실을 밝히는 데 꼭 필요했다면 아마 법원이나 검찰도 피고인의 주소지로 재판을 옮겨 진행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오히려 법원과 검찰은 광주에 거주하는 헬기 목격자 대다수의 편의를 위해 광주로 관할을 옮겼다. 대신 피고인의 출석 없이 재판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증거 조사가 끝나면 피고인은 판결 선고 때 출석해야 한다"면서 "법 절차에 따라 법 규정대로 (불출석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법 위반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추후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응할지에 대해서는 "법원이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검찰측이 제출한 의견 요지는 ▲광주지법에 관할이 있으므로 피고인 전씨의 관할 위반 주장은 타당하지 않음 ▲주요핵심 증거가 광주에 있고 관련 민사재판도 계속되고 있어 광주지법에서 재판이 계속돼야 함 등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씨가 사건 이송 요청을 하면서 이유로 든 거동 불편, 치매 등을 주장한 것이 진실하다는 전제 하에 재판부에 이송 반대 의견을 전달하면서 판단 자료로 형사소송법 제277조 3호를 의견서에 기재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본 사건을 경미 사건으로 판단하거나 불출석 재판을 재판부에 제안한 사실이 없다"면서 "피고인의 불출석 재판은 피고인의 요청과 법원의 허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검찰은 (불출석에 대해) 관여할 수 없고 제안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먼저 피고인(전씨)의 불출석을 제안했다는 주장은 변호인의 일방적인 왜곡에 불과하다"면서 "언론 보도를 통해 본 피고인은 거동이 불편하지도 않고 치매도 없어 다시 재판부에 불출석 유지를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전씨는 12·12 군사쿠데타 40주년이었던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식당에서 군사반란 주역들과 기념 오찬을 가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전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쿠데타 주역들이 12일 강남 호화 점심식사 모습을 이 날 공개했다. 식사 자리에는 12·12 쿠데타를 함께 일으킨 최세창 당시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건배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2·12쿠데타는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사건. (사진=정의당 제공 영상 캡쳐) 2019.12.1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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