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펌프장 참사'에 공사장 긴급점검…집중호우 대비

기사등록 2019/07/31 20:05:52

민간공사장 435개소·공공공사장 112개소

안전작업 관리 매뉴얼 준수 및 대응 조사

하천변 시민 고립사고 등 방지 대책 강화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들이 고립돼 119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2019.07.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서울시가 집중호우에 대비해 긴급 공사장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31일 내린 기습폭우로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일하던 작업자 등 3명이 고립돼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시와 각 자치구의 민간공사장 435개소와 공공공사장 112개소에 대해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8월2일까지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점점검 사항은 ▲안전점검을 통해 강우 예보시 굴착공사장, 하수관로 등 지하공사장 작업 중지 ▲안전작업 관리 매뉴얼과 비상 대응체계 점검 ▲급경사지, 사면 등 위험시설물 순찰 및 안전점검이다.

시는 또 집중호우시 순식간에 불어나는 하천 물로 인한 고립사고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순찰과 대피안내 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 27개 하천에는 149개의 예·경보시설이 설치돼 있다.

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부터 범람 우려가 있을 때까지 6단계로 하천 수위 상승시마다 안내 방송을 하고 시민이 신속히 대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하천변 지역 통반장이 순찰을 실시하는 등 고립사고 예방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노동자들이 고립돼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2019.07.31. photo@newsis.com
그러나 매년 1~3건의 하천 고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천예경보 방송이 나오거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을 경우에는 하천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리산 등지로 휴가를 떠났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 사고로 휴가를 중단하고 서울로 복귀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에도 중랑천 범람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휴가를 중단하고 급거 귀경했다.

속리산 쪽에 머물던 박 시장은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낮 12시50분께 서울역에 도착,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로 이동해 현장을 점검했다.

박 시장은 사고경위를 듣고 전 지하공사장에 대한 긴급 점검과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확인을 지시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중부지방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현장을 찾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방관계자에게 브리핑을 듣고 있다. 2019.07.31. photo@newsis.com
서울시 '돌발강우 시 하수관로 내부 안전작업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우기철 월 2회 4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작업 전 기상청 일기예보를 실시간 확인하도록 돼 있다. 강수확률 50% 이상의 경우나 육안으로 하늘에 먹구름이 확인될 시 작업 중단 후 즉시 철수해야 한다.

박 시장은 사고 현장에서 "서울시장으로서 사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실종자들을 빠른 시간 내에 찾고 구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후속조치를 취하겠다. 여기 말고도 다른 공사장에서 긴급 점검하도록 하겠디"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8시24분께 서울 목동운동장 인근 빗물펌프장 저류시설에서 작업자 구모(66)씨 등 3명이 고립됐다. 출동한 구조대원에 의해 발견된 구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구씨와 같은 협력업체 직원인 미얀마 국적의 A(24)씨,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는 실종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실종자들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유가족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찾아내 보완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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