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철도협력 분과회의를 열어 내달 북측 금강산-두만강 구간과 개성-신의주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경의선 문산-개성 구간과 동해선 제진-금강산 등 기존 연결구간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고, 역사 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후속 조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설계와 공사방법 등에 대한 실무적 논의를 세우고 그에 따른 착공식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4·27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족적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동해·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당시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다"며 "끊겼던 남북 철도는 다시 이어질 것이다.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평양과 베이징으로, 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러시아 합동 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도 "철도는 남북 철도가 연결이 되고, 그 연결된 남북 철도가 러시아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이 된다면 우리 한국으로부터 유럽까지 철도를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존 구상을 거듭 확인했다.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최고지도자 간의 만남에서 합의된 사안인 만큼 남북 당국은 관련 후속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층층이 쌓여 있어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안보리 제재는 2016년 3월에 채택된 2270호부터 대량살상무기(WMD)와 무관한 경제 활동에 대해서도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제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제재 2397호는 연간 정유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원유 공급 상한선도 400만 배럴로 수치화했다. 또한 산업용 기계류, 운송수단, 철강 및 여타 금속류 등을 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철도 현대화 공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국은 2016년 발표한 대북제재법에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단체까지 모두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북한과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할 경우 원칙적으로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의 대북 5·24조치도 공동사업을 위해서는 완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관측이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한반도 분단 이래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해 새로운 관계 설정과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북한의 행동을 바탕으로 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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