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현(66) 싱가포르 한인회장은 이날 오후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싱가포르 한인회관 역사에 다시는 없을 엄청난 이벤트"라며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노 회장은 1981년 말레이시아 주재원으로 지내다가 자녀들 교육문제로 싱가포르로 넘어온 뒤 정착하게 됐다.
노 회장은 "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각국 한인 회장들의 축하 전화를 받고 나니 실감이 났다"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싱가포르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세계적으로 안전한 곳이고 치안이 잘 돼 있다"며 "또한 매년 샹그릴라 호텔에서 아시안안보회의도 여는 등 여러 가지 국제회의 경험이 많고 호텔과 컨벤션홀 등 각종 시설들이 잘 구축돼 있어 가장 적합한 나라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교민들이 이번 회담을 앞두고 설레어하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돼 교민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로 선정된 직후 한인회에서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 기원을 바라는 포스터와 현수막도 제작해 한국식당에 붙이는 등 교민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번 계기로 한인회도 소개하고 싱가포르 교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알리고 싶다"면서 "교민들의 국기의식도 높이고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도 느끼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민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시민들의 관심도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트럼프, 김정은 닮은꼴인 두 사람이 시내 곳곳에서 이벤트를 하고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기념주화도 발행했다"며 "식당에서는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메뉴도 새로 개설하는 등 싱가포르 사람들도 들뜬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노 회장은 회담 당일 12일 오전에 교민들과 한인회관에 모여 함께 TV 중계를 시청할 계획이다. 그는 "중계를 본 뒤 함께 오찬도 하면서 중요한 안보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 전 세계 매체에서 요청하는 인터뷰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노 회장은 "매년 싱가포르에서 한인회장배 세계 테니스 클럽 대항전도 하고, 세계 1500여명이 모이는 체육대회도 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내 전체가 삼엄한 경비를 하고 전 세계 수많은 취재진이 오는 경우는 한인회관 역사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끝으로 "다른 나라 취재진들은 두 정상이 만나서 악수하기만 해도 좋은 일이 아니냐고 하지만 당사자인 우리는 그렇지 않지 않냐"면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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