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기본소득 제도처럼 효과 검증해 봐야"
"규제 풀어 양질의 일자리 및 창업참여 환경 구축"
"구조조정 관련 부분, 체계적 지원 시스템 만들어야"
정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3조9000억원 규모의 '2018년 추경예산안 및 세법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관련 추경은 불가피하지만 청년지원 추경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에게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강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공학과 특임교수는 "(청년취업지원 추경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다.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으려고 하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또는 고급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싶어 한다"며 "취업지원금을 준다는 것은 너무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에 열거된 사업이 일자리를 만든다기보다 이미 취업이나 고용의사 결정이 끝난 곳에 보조금을 주는 형태일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며 "추가적인 고용 창출 효과보다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왜 중소기업에 안 가려고 하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근무하면 미래소득이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번 추경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청년일자리 대책으로 정부 예산을 쓰는 것도 좋은데 일부는 사업이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데 사용하면 좋겠다"며 "지금은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핀란드 정부의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 연구위원은 "무작위로 선정된 실업자에게 기본급을 준 뒤 이들이 기본실업을 받지 못한 실업자들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험하고 있다"며 "일부 사업에서 대조군을 만들어 연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여건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오 교수는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금융이나 법률 등 서비스업의 규제를 완화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창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성 교수는 "기업들은 세금 관련 부문과 최저임금인상을 비롯한 비용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면 기업들은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일자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한 최초 일자리의 임금이 향후 10년 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인생 전체로 봤을 때 손해라서 안 가려는데 굳이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는 것은 '먹기 싫은 것 억지로 먹이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지역 지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오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조선업이나 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구조조정 이후 다른 곳으로 전직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니까 예산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성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추경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앞으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부분은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도 "(구조조정지역 추경 편성은) 현행 제도에 있는 내용이다"라며 "현재의 위기상황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지를 분석해서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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