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숨진 A일병은 지난 26일 오후 4시10분께 강원 철원군 금악산 일대에서 진지공사를 마치고 소대장 등 부대원 28명과 복귀하던 중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당시 A일병은 사격훈련에 사용된 K2 소총의 유효사거리(600m)보다 가까운 400여m 떨어진 전술도로 위에서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탄환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
해당 사격장은 '250사로(250m 실거리 사격장) 자동화사격장'으로 사고지점은 그 뒤로 15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격장 통제탑에서 사고지점을 육안으로 관측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도비탄 사고가 간혹 있다. 전차 포 사격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육군 제31보병사단의 한 군부대가 전남 장성군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도중 MG-50 기간총의 구경 12.7㎜ 탄환 1발이 2.8㎞떨어진 공장의 사무실로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탄환은 공장의 지붕을 뚫고 사무실 책상에 박혔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군 당국은 발사된 탄환이 과녁을 맞춘 뒤 잘못 튀어 공장까지 날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2월에도 일산동구 식사동 자동차재활용센터 신축공사장에서 일하던 김모(57)씨가 총상을 입었다. 당시 육군 모 부대는 사고지점에서 1.3㎞ 떨어진 사리현동 실거리 사격장에서 K2 소총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를 당한 김씨는 "동료와 건물 외벽에 유리 끼우는 작업을 하다 모닥불 앞에서 잠시 쉬는 도중 다리가 따끔해 살펴보니 옷에 구멍이 뚫리고 피가 나고 있었다"며 "총알이 박힌 것도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은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사격전문가들은 이같은 '도비탄 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사격전문가는 이 사건에 대해 "유효 사거리 안에 사망한 장병이 있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며 "사격 전문가가 아닌 일반 장병들이 '사격 체질'이 아닌데 사격을 하거나 (조준을 하는데 쓰이는) 가늠쇠, 가늠자 둘 중 하나가 안 맞을 경우 오발로 인해 충분히 도비탄 발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는 "실내사격장이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야외에서 사격훈련을 할 경우 도비탄을 100% 막을 방법은 없다"며 "군 특성상 실내에서만 사격훈련을 할 수도 없지 않겠냐. 야외훈련을 하더라도 더 안전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A일병과 부대원들이 '지름길'로 가다 사고를 당한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으나 군 관계자는 "(A일병 소속 부대원들이) 지름길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정상적인 길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군 수사당국은 현재 사격을 실시한 부대와 A일병 소속 부대를 상대로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군에 따르면 사격훈련을 실시한 부대는 규정에 따라 사격 전에 경고방송을 하고 전술도로에 경계병을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A일병과 진지공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부대원들은 통제하는 인원(경계병)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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