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하원 "노 딜 브렉시트 대비해야"…정부 "대비책 있다"

기사등록 2017/03/13 10:51:04
하원 외교위 "2년 내 협상 타결 못하면 파괴적 영향"
 브렉시트 장관 "만일의 사태 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 하원은 정부가 '노 딜(no deal) 브렉시트'(협상 타결 없이 유럽연합(EU) 탈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협상 결렬 대비책을 갖춰놨다고 주장했다.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합의 도출 없이 EU를 떠날 가능성이 실재한다고 보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달 내에 EU에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하고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영국과 EU는 협상 기한을 논의 시작일로부터 2년으로 설정한 상태다.

 하원 외교위는 협상을 시작하고 2년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 경우 영국이 과도기 규정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등떠밀리듯 EU를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위는 "양측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위한 선의와 바람을 갖고 절차를 시작해도 협상이 결렬될 이유는 많다"며 "'노 딜' 준비의 필요성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외교위는 협상 결렬은 영국와 EU 모두에 "파괴적인"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고 국제사회 내 양측의 평판을 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런 상황을 막는 게 영국과 EU에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협상 결렬 우려를 일축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이날 BBC방송 인터뷰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며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정부는 모든 다양한 협상 결과를 감안해 만일의 사태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비책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 건 국민들 사이 우려를 조장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포괄적인 자유무역 협정을 포함해 EU와의 새로운 긍정적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런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가 나오지 않는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정부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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