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약값 깎는다?…제약업계 "신약 개발 R&D 위축 우려"

기사등록 2024/04/16 14:01:00

최종수정 2024/04/16 16:12:52

해외 약가 참조제 도입 논의 본격

여러 약가 인하 지속시 R&D 위축

[서울=뉴시스] 정부가 새로운 약가 인하 제도인 '해외 약가 참조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부가 새로운 약가 인하 제도인 '해외 약가 참조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정부가 신규 약가 인하 제도인 '해외 약가 참조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해외 약가 참조제의 방향성을 잡고 세부 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주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에 나섰다.

해외약가 참조제는 참조 대상 국가 및 참조 기준 산식을 결정해 기존에 보험급여 적용 중인 약제(기등재 약제)에 일괄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 약가 결정 시 주요 참조국인 A8(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캐나다)의 약값을 참조 대상으로 해, 해당 국가 평균치로 한국의 보험약가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가격 평균치의 개념, 산술방식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등에 따라 가격 인하 폭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절차가 중요해졌다. 정부는 연내 안 발표 후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속가능한 건보 재정을 위한 사후관리 방안으로 기등재 약제 요건충족여부 재평가, 사용량-약가연동협상 개정,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도 개선,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을 통한 약가 인하를 논의 중이다.

업계는 불안정한 세계 경제 속에서 국내 제약사의 최대 캐시카우인 제네릭(복제약)을 추가적으로 약가 인하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캐시카우인 제네릭에 대해 약가 인하 일변도의 정책으로 간다"며 "또 한번 산업의 신약 연구개발(R&D) 동력을 축소시킬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약가 비교는 단순히 경제력 수준이 유사한 것에 불과하고, 사회, 경제, 문화, 지리적 특수성이 없는 국가와 비교이므로 정책 수용성도 낮다"며 "특히 참조국은 자국 내 제네릭에 대해 해외 저가 OEM을 충당하거나 국가 내 산업적 의미가 낮는 등 상황이 다르다. 최근에는 잦은 품절, 불안정한 공급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약가 인하로 의약품 자급도가 위축된 스위스 사례도 있다. 스위스는 빈번한 제네릭 약가 인하에 따라 채산성 부족으로 자국 내 공급업체 철수 문제가 발생했고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다. 2022년 말부터 스위스 언론에서는 항생제, 해열제 등 일반적인 의약품과 만성질환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공급 부족 보도가 연달아 쏟아졌다. 유럽 언론은 지속 불가능한 가격 정책이 제네릭 부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은 해외 신약의 특허 만료 후 제네릭 판매를 통해 이윤을 창출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개발 신약 및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밸류 체인을 가졌다"며 "계속된 약가 인하는 신약 개발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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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값 깎는다?…제약업계 "신약 개발 R&D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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