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복귀 대신 '치료봉사' 예고…"암환자 불편 지원"(종합)

기사등록 2024/04/02 13:12:32

최종수정 2024/04/02 16:39:09

'암·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 착수

"환자 불안·불편 해소 및 도움 제공"

전공의·의대생 동향 온라인 여론조사

"의대정원 감축 또는 유지" 응답 96%

"정부·여론 의사 악마화에 환멸" 87.4%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대전성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대전성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사직 전공의들과 휴학한 의대생들, 의대교수들이 이번주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진료 지연 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 지하 1층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한다"면서 "의료체계를 일방적으로 훼손하는 정부와 달리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류옥씨는 "전날 12개 소비자단체 연합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찾아뵙고 고견을 여쭐 기회가 있었다"면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젊은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의 신뢰’가 붕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은 급성이나 만성 질환이 아닌, 아급성(병의 진행 속도가 급성과 만성의 중간 정도) 환자들이셨다"면서 "암·만성질환자들, 특히 1~3개월 단위에서 암이 진행되거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은 진료가 연기되는 것에 직접적인 불편함을 겪고,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불안에 떠셨다"고 말했다.

또 "보호자분들도 발만 동동 구를뿐, 복지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하셨다"면서 "대통령님은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하셨고,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는 개인정보 제공 및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 하에 환자의 이름과 연락처, 질병명과 진단시기, 첫 진단 병원과 진단 교수, 질병 현황, 예약·치료 지연 정도, 지연에 따른 불편함 등을 수집한 후 진단 교수와 연락해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해 각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류옥씨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독자적 판단이나 진단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진료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함께 평가해 각 환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 의대교수, 개원의 분들과 연계해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교수들과 병원들에도 협조를 부탁드리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교수 단체들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왜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왜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의협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은 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과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휴학 학생들과 사직 전공의들의 봉사활동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대전성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대전성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이날 류옥씨는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 온라인 여론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조사 응답자는 전공의·의대생 총 3만1122명 중 1581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지난 1일 의정 갈등의 최대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의 90% 이상은 "의대 정원을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으로 "의대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라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의 의료 현실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는 얼마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는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96%(1518명)였다. 응답자의 64%(1014명)는 "감축해야 한다", 응답자의 32%(504명)는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 응답자의 4%(63명)는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각각 답했다.

"한국 의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복수 응답 가능)라는 물음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라는 답변이 응답자의 9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당연지정제"(62.4%) 등이 뒤따랐다.

"사직·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협박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99%(1566명)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협상 테이블에 앉는 조건)이 있다면 무엇입니까"(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는 이들 복수 응답)라는 물음에는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93.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인상"(82.5%), "복지부 장관 및 차관 경질"(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 등의 순이었다.

류옥씨는 전공의 수련환경의 문제점에 대해 "현재 전공의 수련 시스템을 보면 수련은 10%가 채 되지 않고 90% 이상이 노동"이라면서 "의사 본연의 업무와 동 떨어진 인쇄하기, 물통 나르기, 바닥 닦기 등으로, 전문의 보다 시간당 6~10배 정도 몸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으십니까"라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34%가 "없다"고 답했다. "차후 전공의 수련 의향이 없다면 이유는 무엇입니까"(수련 의사가 없는 이들 복수 응답)라는 물음에는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 하는 것에 환멸이 생겼기 때문"(87.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 쉬고 싶기 때문"(41.1%) 등이 뒤따랐다.

류옥씨는 전날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대통령실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다"면서도 "오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오후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달라 혼란스럽다.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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