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연휴부터 휴게소 간식 값 최대 33% 인하
서울 만남의광장 등 전국 휴게소에 유명 맛집 입점
국정감사선 "TF 운영에도 음식 값 10% 이상 올라"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서민 음식이라 불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음식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식당에 맛집 메뉴를 들이고 값도 내리는 등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16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184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지난달 27일 추석 연휴부터 인기 간식의 값이 2000~3000원대로 할인 판매됐다. 이에 따라 떡꼬치(소떡소떡), 호두과자, 핫도그, 어묵바 등과 함께 다양한 간식을 골고루 포함한 '묶음 간식 꾸러미' 금액도 최대 33% 낮아졌다.
이번 조치는 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값이 최근 2년 동안 11% 넘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떡꼬치는 20% 가까이 올라 개당 가격이 4000원이 넘는 등 물가상승률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당초 지난해 9월 한 차례 휴게소 음식 값을 내리려고 시도했지만 현장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당시 지시를 어긴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은 국토부 감찰을 받고 물러났다.
이후 도로공사 측은 지난달 '휴게시설 혁신 국민행복 TF'를 발족시켜 휴게소 운영업체들과의 '국민 눈높이 맞추기'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섰고, 결국 이와 같은 가격 조정안을 마련했다.
또 도로공사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 사랑받은 점포('백년가게'), 지자체 인증 맛집, 언론에 소개된 유명 식당 등도 전국 휴게소에 입점시켰다.
경부선 시작인 '서울 만남의 광장(부산 방면)'엔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의 유명 맛집 '돈까스 잔치'를 입점시켰다. 방송인 이영자·송은이 등이 맛집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이 식당은 잔치국수에 돈까스를 올려 먹는 '돈잔국수(9000원)'로 유명하다.
또 죽전휴게소(서울 방면) '백년가게 밀키트 식당'에서는 전북 남원 유명 추어탕 가게인 '새집 추어탕(1만원)', 인천 국제신포시장 터줏대감인 신포 순대의 '사골 순댓국(1만원)'을 먹을 수 있다. 전국 유명 백년 가게를 한데 모은 이곳은 식당의 밀키트(바로 요리 세트)도 직접 판매한다.
아울러 천안삼거리휴게소(서울 방면)엔 1905년 처음 국내에서 자장면을 만든 곳이자, 인천 차이나타운의 스타 중국집 '공화춘'이 들어섰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고추짜장(9000원)'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휴게소 음식 값 논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이 2년 전 대비 올해 8월 기준으로 11.2% 올랐다"며 "이 기간 일반 물가상승률은 3.7%"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운영업체 수수료가 최대 50%"라며 "식당을 운영하는 임대업자가 50%를 가지고 거기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비싼 음식값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공이 휴게소 품질 개선 TF를 운영하지만 여기에 소비자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라며 "죄다 도로공사 임직원과 관련 협회 사람들, 임대하는 민간업자들이 들어가 있으니 음식값이 안내려가는 것이고 도성회 등 전관 업체들의 성과급과 수익을 특혜 형식으로 보장하니까 도공의 이권 이권 카르텔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은 "함진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TF까지 구성했음에도 지난 7월 말 현재 주요 매출 상위 음식값이 평균 10% 올랐다"며 "음식값이 10% 인하되기는 커녕 10%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저는 휴게소 음식값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게 보인다"며 "시중이나 공항과 비교를 해봤는데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함 사장은 또 "도공이 매출의 절반을 떼어간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며 "보통 22% 정도를 받고 있고 그 속에 관리비 등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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