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후보자 공천 숙고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후보자 검증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당내에선 경선을 염두에 둔 공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의 민심 방향계인 보궐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략공천이 필요하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5일부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검증을 위한 면접 절차에 돌입했다.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김양정 전 청와대 행정관 등 기존 예비후보자 검증 신청자 12명을 비롯해 추가 공모에 응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이규의 전 민주당 수석부대변인까지 총 14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7월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를 꾸리고 예비후보자 검증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검증위는 예비후보들에 대한 컷오프를 하지 않은 채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업무를 이어 받아 지난 21~23일 후보자를 추가 모집했다.

추가 공모기간엔 지원 자격 기준도 완화되자 일각에선 민주당이 사면 복권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재출마를 염두에 두고 김 전 구청장의 대항마격인 인물을 물색하기 위해 응모 기간을 연장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서구는 21대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을 정도로 야당 지지 성향이 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이 당선됐다.

지역의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당내서 감지되는 만큼 공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후보자 추가 모집 기간 중 출사표를 던진 진 전 차장의 상징성을 두고 민주당이 진 전 차장에 대한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진 전 차장은 지난해 7월까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검찰 출신으로 상징되는 윤석열 정권과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이 별도의 후보를 공천하지 않더라도 앞서 출마를 선언한 김 전 구청장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방선거인 만큼 현 정권과의 대립 구도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보궐선거이기 떄문에 윤석열 정권과 거기에 대항하는 야권 후보로 구도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의 전초전과도 마찬가지인 만큼 후보를 더욱 신중히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사법리스크 등으로 당내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을 앞두고 통상의 보궐선거 이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선거인데 진 전 차장 공천만으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느냐는 당내 의견이 있다"며 "특히 민주당이 선거에서 질 경우엔 당 지도부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외부에서 당이 인물을 신중히 물색해 전략공천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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