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상제 정재익 기자 = "업체에 소금을 요청해도 물건이 없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22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의 어느 대형마트.
소금 진열대가 텅 비었다. 일부 가격표에는 '매진'이라고 안내돼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소금 제품 10여종 가운데 소포장된 소금, 통에 담긴 소금 등 4종류를 제외하고는 품절 상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소금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마트에는 '1인 1개 한정'이라는 구매 수량 제한까지 등장했다.
소금 입고 예정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거래 업체에 소금을 요청해도 물건이 없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장에 제품이 도착해도 들어오는대로 팔려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소금을 사기 위해 진열대 앞에 선 소비자들은 몇 개 남지 않은 제품을 보며 고민하다가 카트에 담거나 빈손으로 자리를 떴다.
아이와 함께 카트를 끌며 장을 보는 신모(40·여)씨는 "그저께도 소금을 사려고 다른 마트를 찾았지만,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며 "여러 군데를 더 돌아볼 계획이며 온라인 구매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같은날 오전 11시 대구시 동구의 대형마트.
소금 매대는 옆 칸 조미료 매대와 달리 텅 빈 모습이다. 소금 관련 제품 25종 가운데 10여종을 제외하고 품절 딱지가 붙어있다.
진열대에는 사재기 방지를 위해 '천일염 1㎏ 이상 구매 시 더 많은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1인당 2개 구매 가능합니다' 안내 문구가 부착됐다.
다른 제품을 보던 이용객도 얼마 남지 않은 소금 매대 앞에 서면 한동안 물건을 살피다가 한두개씩 들고 떠났다.
주부 안미영(42)씨는 "뉴스에서 소금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봤다"며 "부족한 소금 칸을 보니 나도 왠지 사야 할 것만 같았다"고 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수산물 관련 제품 진열대는 꽉 차 있다.
모 마트 관계자는 "다행히 사재기 현상이 수산물까지 확대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이러한 소금 품절 속도라면 수산물 관련 제품에도 곧 영향이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소금 매대에 진열된 제품을 제외하면 소금 관련 제품은 남아있지 않다"며 "우리 마트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품절 사태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12일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 시운전에 돌입했고 이르면 7월 이후부터 방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