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가자는 것인가"…비명계, 개딸 절연 불수용 이재명에 격앙

기사등록 2023/05/28 07:00:00

최종수정 2023/05/28 13:56:04

오히려 '대의원제' 편들며 팬덤 친화적 행보

비명계 "의원들 '헤어질 결심'했다 받아들여"

"사이비 종교 부흥회" "개딸 절연 싫은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이재명(비명)계의 '강성 팬덤' 절연 요구를 외면하자 비명계는 "이제 이 대표가 막 가자고 결심한 것 같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으로 인해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달 중순 쇄신 의총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론이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제는 변화·쇄신할 때가 됐다"며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존의 당 통합 행보와 중도층을 바라본 외연 확장 대신 당원과 지지자를 향한 '자기 편 챙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팬덤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 침묵 중이다.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은 계속해 이 대표가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의 강성 팬덤에 대한 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런 요구에 반응하지 않은 채 오히려 강성 팬덤을 감싸고 있다.

이원욱 의원이 공개한 문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박성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테러문자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를 확인하겠다"고 압박했다. 본인 역시 직접 '허위 사실에 기초해 비난, 비판하면 안 된다"며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고 저격했다.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23. photo@newsis.com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23. [email protected]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끝난 뒤에는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즉석에서 인근 카페로 이동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과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들의 주장인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민형배 의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과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를 패널로 세웠다.

민 의원과 서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폐지를 통한 당원권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임 전 부대변인은 이날 행사에서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게 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고 황 이사는 "정치 훌리건 소리를 듣는데 어떻게 당원을 결집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의원제 폐지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해보겠다'는 유보적 대답보다는 "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데 실제로도 그런지 모르겠다"며 특정 세력의 주장인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실어줬다. 또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는 서 최고위원을 두고 "제가 사람을 잘 골랐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대의원제 폐지는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민형배, 김용민, 양이원영 의원 등이 주장하고 있다. 다만 당내 중진 의원인 김영주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당의 쇄신을 논해야하는 현 시점에 대의원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상횡에 대해 문제제기했고 다수 의원들의 공감을 받는 등 당의 지배적인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를 두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이제 이 대표가 막 가자고 결심한 것 같다"며 "개딸들과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은 다들 이 대표가 이제 '헤어질 결심'을 했구나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원과의 만남 행사를 두고는 "패널들이 황당무계하다. 비상식적이다. 사이비 종교 부흥회 같다"고 비난했다.

또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확장을 위해 젊은 층, 재야에 영남과 충청까지 함께 가기 위해 30년의 세월동안 노력했다"며 "이 대표에게 그런 지구력이 없는 듯 하다. 당직 개편의 지구력이 고작 두 달에 지나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한 호남권 의원도 "대표가 마음을 먹은 것 같다"며 "이 시점에 대의원제 폐지의 편을 들어주고 이원욱 의원을 압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내의 쇄신 요구가 대의원제를 개혁하자는 것이냐"며 "그렇게 귀결시키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결국 모든 당내 문제의 핵심은 강성 팬덤 문제인 것 같다"며 "이 대표가 개딸과 절연할 수도 없고 절연하기도 싫은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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