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흐루쇼프처럼 핵위협하면 JFK처럼 맞서야" WSJ

기사등록 2022/09/13 10:03:52

우크라 동부 패배로 국내외 궁지 몰린 푸틴

핵사용 위협 땐 미 공격 간주 분명히 밝혀야

[바르샤바=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제31주년 독립기념일과 6개월을 맞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2.08.25.
[바르샤바=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제31주년 독립기념일과 6개월을 맞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2.08.2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큰 승리를 거두면서 푸틴이 핵무기를 쓰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시절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시도하면서 발생한 핵위기 때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칼럼을 실었다. 글쓴이는 월터 러셀 미드 미 바드칼리지 교수 겸 WSJ 칼럼니스트다.

퇴각하는 러시아군이 수많은 무기와 탄약을 버리고 무질서하게 도주했다. 이는 푸틴이 일으킨 재앙적 전쟁에 새로운 국면이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군이 무장도 잘 되고 지휘도 우수하며 전의도 앞서는 등 사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푸틴이 어떤 선택을 할지 우려스럽다. 전황을 안정시키고 국내 비판을 막기 위해 수모를 감수하고 패배를 받아들이거나 군사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서방의 군사 지원으로 푸틴이 승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어려운 전투를 거친 승리를 자축할 만하다. 바이든 정부도 우크라이나의 큰 성취가 가능하도록 한 서방의 지원을 이끈 점을 평가받을 만하다. 전세계 평화와 자유 지지자들도 제멋대로 공격한 푸틴이 불행에 빠진 걸 즐겨도 좋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북부 승리로 전쟁이 끝나지는 않는다. 푸틴이 최대로 위험한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전쟁을 선택"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다면 몇년 더 러시아를 통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선택했기에 그는 패배를 감수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극우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이미 전쟁에서의 실패에 대해 푸틴을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약하게 비쳐지는 걸 감내할 수 없으며 강경파들이 정치적 상처를 입은 푸틴에게 당장 달려들 수 있다. 러시아의 분위기가 어떻든 푸틴 측근들은 여전히 푸틴이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한다.

푸틴의 다음 행보가 문제다. 겨울이 오기 전 전황을 안정시킬 수 있다면 봄까지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총동원령으로 대규모 징집병 군대를 편성해 1년 더 재래식 전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황이 안정되지 못하고 총동원령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체제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핵무기 사용 등 보다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서방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푸틴이 핵위협으로 우크라이나를 통제하도록 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사기와 정치적 기반이 송두리채 흔들릴 수 있다. 다른 핵위협 국가들이 주목할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핵 우산에 포함시키는 맞대응을 하면 1962년 쿠바를 둘러싸고 존 F 케네디와 니키타 흐루쇼프가 대치한 핵위기가 재연할 위험성이 있다.

현재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러시아와 핵대결을 촉발하느냐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피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 정책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조절해야 했다. 러시아가 승리하도록 약한 우크라이나를 방치하지 않는 동시에 러시아가 일방적인 패배를 당해 핵무기에 의지하지 않도록 말이다.

우크라이나의 북동부 전진이 아직은 푸틴이 핵위협과 패배 인정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압박하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활한 평야 지대는 역사적으로 전황 변화가 잦은 곳이다. 군대가 장거리를 이동해도 결정적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 곳이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 긴 전선에 적은 병력을 분산배치하고 있어서 언제라도 돌파당할 위험이 있다. 우크라이나나 전쟁은 대규모 군대가 참호를 파고 장기간 전선에서 대치한 1차 세계대전과 다르다. 군대와 장비의 부족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지휘부가 무한정 전진할 가능성도 작다.

그러나 서방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최적화 정책이 작동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로 푸틴에 궁지에 몰린 쥐가 된다면 어떻해야 하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움츠러들면 안된다.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은 나토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협하며 핵위협을 동반한 공격이 국제 시스템을 심각하게 뒤흔드는 전례가 될 것이다. 미 의회의 일치된 지지 아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공격을 미국에 대한 전쟁 행위로 간주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니키타 흐루쇼프의 길을 걷는다면 조 바이든은 JFK처럼 맞서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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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2/09/13 10:03: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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