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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피지기]세입자에 보증금 10% 꼭 미리 내줘야 하나요?

기사등록 2022/05/21 09:25:00

기사내용 요약

법적으론 의무 없지만 관례로 굳어져
선반환하면 '확실한 퇴거 의사'로 읽혀
분쟁 피하기 위해 대출 받아 내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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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최근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 소유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세입자가 보증금의 10%를 미리 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했다면 새 계약을 통해 계약금을 받았으니 그 돈을 건네면 됐겠지만, 그게 아니기에 목돈 마련이 어렵다고 했더니 "그럼 못 나가는 거죠, 뭐"라는 대답을 들었답니다. 과거 본인이 전세살이를 할 때는 그런 관례가 없었는데 의아하면서도, 이사 일정이 꼬일 것을 염려한 A씨는 어쩔 수 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수천만원을 미리 내줘야 했습니다.

전세기간 만료 이전 세입자에게 이사갈 집을 구하라고 보증금의 일부를 미리 내주는 관례가 있습니다. 언제 굳어진 관습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보증금 액수가 커지자 도의상 생긴 관례라고 합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4월 기준 6억7570만원입니다.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4억7796만원이었는데, 그 해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이 도입되면서 2021년 1월엔 5억8827만원, 2022년 4월엔 6억원대 후반까지 치솟았습니다.

평균값의 전셋집을 얻으려 해도 계약금으로 7000만원에 가까운 목돈이 필요하다보니 이사를 나가는 데 애로사항이 많고, 새 집 구하기가 수월치 않아 임대인 간 임차인의 갈등이 불거지다보니 임대인이 먼저 보증금 명목으로 일부를 미리 내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다만 이 같은 관례는 순전히 임대인의 편의 제공일 뿐 법률적으로는 아무런 의무가 없습니다. 계약 종료일에 세입자가 퇴거함과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임대인측 공인중개사도 임대인에게 일부 선반환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임대차3법이 도입되면서 임차인이 계약 만료일에 맞춰 퇴거하기로 했더라도 이를 번복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등 계약 당사자들 간 분쟁이 워낙 많아지다보니 그렇다는 설명입니다. 일부를 미리 주면 세입자가 계약연장이 없다는 뜻을 확실하게 밝힌 것이 되기 때문에 선지급이 일종의 안전장치가 된다는 것입니다.

세입자의 주거 보호라는 취지로 도입된 임대차3법은 전셋값 급등과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임대차3법에 대해 폐지를 포함한 근본적 검토를 공약했고, 최근 취임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전면 폐지가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집값을 조금 올리는 착한 집주인에게는 보유세를 깎아주는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요. 새 정부가 임대차법을 어느 정도까지 손질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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