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꽃다발 당근서 사요"…꽃값 고공행진에 '중고거래' 는다

기사등록 2025/02/21 15:01:57

최종수정 2025/02/21 15:46:25

꽃값 오르자 중고거래 '당근'서 생화 꽃다발 거래 활발

코로나 여파로 꽃 생산량 줄고 수요 몰려…상인들 울상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졸업시즌을 맞아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다발을 진열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장미 한 단 평균 경매 가격은 1만2415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6894원에 비해 80% 이상 급등했다. 졸업식 특수를 기대했던 화훼업계와 상인들이 타격을 입게됐다. 2025.02.1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졸업시즌을 맞아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다발을 진열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장미 한 단 평균 경매 가격은 1만2415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6894원에 비해 80% 이상 급등했다. 졸업식 특수를 기대했던 화훼업계와 상인들이 타격을 입게됐다. 2025.0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방금 산 생화 꽃다발 2만5000원에 팝니다. 졸업식에서 받아서 사진만 찍었어요."

2월 졸업·입학 시즌이 도래하자 인기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생화 꽃다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꽃 생산량이 줄어 공급 부족 상태인 데다 졸업 시즌이라는 특수까지 겹쳐 꽃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다. 꽃 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부담되자 중고 거래를 통해 좀 더 싸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21일 오전 기준 당근마켓에 생화 꽃다발, 꽃바구니를 검색하자 서초동 근처 동네 48개 기준으로 50여개의 매물이 올라와 있었다. 생화 기준 꽃다발이 1만5000원~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졸업식 꽃다발(생화) 팝니다'라는 제목으로 당근마켓에 글을 올린 판매자들은 "오늘 졸업식에서 받았다" "아직 풍성해서 시들기 전에 판매한다" "오늘 구입해서 졸업식 끝난 꽃다발이다" "고등학생 자녀 졸업식에 1회 사용했다. 13만원에 구매했는데 4만9000원에 판다" 등 문구로 홍보했다.

[서울=뉴시스] 21일 오전 기준 당근마켓에 생화 꽃다발, 꽃바구니를 검색하자 서초동 근처 동네 48개 기준으로 50여개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생화 기준 꽃다발이 1만5000원~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1일 오전 기준 당근마켓에 생화 꽃다발, 꽃바구니를 검색하자 서초동 근처 동네 48개 기준으로 50여개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생화 기준 꽃다발이 1만5000원~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꽃다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는 배경은 최근 몇년 간 꽃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결혼식, 졸업식 등 대면 행사가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가 매년 줄어들자 꽃 생산량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양재 꽃시장에서 경매된 절화(판매용으로 뿌리를 자른 꽃) 기준으로 장미 평균금액은 1만814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1608원) 대비 56.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안개 꽃은 49% 오른 2만5453원, 프리지아는 16% 상승한 2976원을 기록했다.

화훼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기자가 찾은 국내 최대 꽃시장인 양재 화훼공판장 지하 1층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통상 졸업 및 입학 시즌이 되면 꽃시장이 큰 특수를 노리곤 했지만 수년째 이어진 꽃값 상승에 이러한 특수는 사라지는 추세다.

이날 졸업식 꽃다발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상인으로부터 4~5만원이 넘는 꽃다발 판매 가격을 듣고 "비싸다"고 탄식을 내뱉었다. 가게를 배회하며 꽃다발 가격을 물어보면서도 선뜻 지갑을 내미는 손길은 찾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꽃값 상승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이 현저히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30년째 양재 화훼공판장에서 꽃다발, 꽃바구니 등을 판매하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매년 손님이 줄어드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옛날에는 지금 시즌이면 줄을 서야 꽃을 살 수 있었다"라면서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시장까지 찾아온 손님들이 다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라고 푸념했다.

익명을 요구한 양재 꽃 시장 상인 40대 여성 B씨는 "꽃값이 거의 2배 올랐다. 원래 3만원에 샀던 꽃다발이 지금 5만원"이라며 "추운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코로나 이후 농가들이 문을 많이 닫으면서 꽃 생산량이 줄었다. 최근에는 상인들이 수입 꽃을 많이 판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학교 자녀 졸업식을 위해 꽃다발 사러 온 50대 여성은 "4만원 짜리 꽃다발을 현금으로 구매할테니 3만5000원으로 깎아달라고 했다가 거절 당했다"라며 "3만원대는 거의 없고 4만원대부터 많은데, 마음에 드는 꽃다발을 찾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일부 소매상인들은 도매상들이 꽃값을 비싸게 책정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국농수산유통공사 중도매인 연합회 소속 도매상인은 "수요에 비해 꽃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도매상인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매상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정된 디자인의 꽃을 주문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특정 품목의 꽃 쏠림 현상이 심화된 영향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꽃 생산량이 줄었더라도 최근 꽃 가격은 소비자 물가지수 대비 과도하게 상승했다"라며 "우리나라는 평상시 꽃을 소비하는 게 아닌 졸업식, 입학식 등 특수 상황에만 소비하는 문화로, 가격이 오르면 꽃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매 및 소매 꽃 상인들의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노력과 시장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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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꽃다발 당근서 사요"…꽃값 고공행진에 '중고거래'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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