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누계 세수 전년比 8.4조 줄어 감세 정책 추진
부가세 개편 등 증세 정책 세수 확보 추진 목소리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증권거래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개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최상목 경제팀이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편적 증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세 상향 조정, 소득세 세율 인상 등을 추진하며 감세와 증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재정 부담을 국민에게 떠 넘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능력에 따라 세부담을 차등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법인세 납부 실적이 지난해보다 6조2000억원 덜 걷힌 것이 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는 세수 펑크 재현 가능성이 높다고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4월까지 세수 상황이 비슷했던 2020년과 2013~2014년에 6조4000억원, 13조5000억원, 9조9000억원 결손이 발생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년 연속 세수 펑크 우려가 높아졌지만 정부는 감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금투세 폐지, 증권거래세 인하, 종부세 및 상속세 개편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을 위해 기업의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해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고 중산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부세, 상속세 개편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관가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제지원안이 7월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다만 법인세 인하가 현실화되면 내년 이후부턴 세수 감소에 따른 부담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4월까지 적자폭은 64조6000억원에 이르렀고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는 2월까지 세수 증가에 따른 낙관론을 주장했는데 이제는 대규모 적자로 반전했다. 감세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수 결손 우려가 큰 만큼 일부에선 정부가 7월 세법개정안에 세수 확보를 위한 방안을 함께 담아야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1977년 이후 47년간 변하지 않은 10% 부가세 개편을 통해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올해 4월까지 부가세 수입은 국내 소비 증가의 영향으로 40조3000억원이 걷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조4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며 역대 기준으로도 최고 액수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관가 안팎에선 10%인 부가세를 소폭 올리는 방식으로 법인세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부가세가 소득을 따지지 않고 매겨지는 간접세인 만큼 조세 저항이 덜하다는 것도 부가세 개편에 힘을 싣는다.
45%인 최고세율을 하향 조정하되 전 소득 구간에서 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증세를 추진할 가능성도 높고 물가연동제 도입 등을 통해 누진세율과 과표구간 상승효과에 따라 부담구조가 왜곡되는 것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국회예산정책처의 '미래를 대비하는 조세정책의 역할과 과제' 보고서에서 "너무 늦은 시기에 증세를 시작하면 상당한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키고 경제적 왜곡도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원은 특정 세목보다는 소득세와 부가세 등 여러 세목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현재의 조세체계에서 재원조달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세목은 부가세"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