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음대 입시비리'…"불법과외로 교수·학생 공생 중"

기사등록 2024/06/11 16:22:45

최종수정 2024/06/11 18:14:52

경찰, '불법 과외' 혐의 음대 교수 13명 송치

학생은 교수 과외로 안면트고 팁 전해 받아

교수는 불법 고액 과외 교습비로 '용돈벌이'

[그래픽]
[그래픽]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음대 수험생들에게 불법 레슨을 하거나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신들이 지도한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 교수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대학가에서는 과외교습을 통해 음대 교수와의 접촉면을 늘리려는 시도를 차단해야 입시 비리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지난 5일 음대 교수 13명과 입시 브로커 A씨 등 14명을 학원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구속 1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음대 교수 13명은 입시 브로커 A씨와 공모해 음대 수험생들에게 총 244회에 걸쳐 '마스터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성악 과외를 하고 1억3000만원 상당의 교습비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30~60분 과외교습 후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최대 70만원까지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교수 5명은 서울대·숙명여대·경희대 등 서울 소재 4개 대학의 실기 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 자신들이 과외한 수험생들에게 고점을 줘 대학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적용됐다.
[서울=뉴시스] '음대 입시 비리' 관련 수험생과 교수간 대화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4.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음대 입시 비리' 관련 수험생과 교수간 대화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4.06.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음대 입시 비리 사태는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전직 연세대 음대 교수 한모씨가 불법 과외 교습을 해주던 고등학생 제자에게 정시 입시 실기시험곡을 미리 알려줬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교육계에서는 이같은 입시 비리가 공공연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소재 한 음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이날 뉴시스에 "실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몰래 교수 레슨을 받고 좋은 대학에 합격한 경우를 안 본 음대생들은 없을 것"이라며 "부모님께 교수 레슨을 시켜달라고 떼를 썼다는 친구도 봤다"고 전했다.

음대 입시 비리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던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도 전날 논평을 통해 "이번에 드러난 입시 비리 카르텔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조사가 더 진행돼서 우리 사회와 대학가에 만연한 음대 및 예체능 입시비리의 실체가 드러나면 (시민들은) 더욱 놀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과외는 입시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음악 분야의 실력 평가에 심사위원 주관이 크게 작용하는만큼 수험생과 학부모는 그 주관적 기준에 대한 정보와 평가자의 친분을 얻고자 교수와의 개인적인 관계 형성에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상곤 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은 "과외는 학생과 교수가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며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교수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교수들은 또 고액의 교습비를 받을 수 있어서 일종의 공생 관계가 형성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수험생과 학부모 등이 심사위원을 미리 파악해 접촉할 수 없도록 당국이 외부 심사위원을 '공동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이사장은 "심사위원이 노출되는 게 입시 비리가 반복되는 큰 원인"라며 "외부 심사위원으로 나갈 전문가들을 교육부나 독립 기구가 관리하면서 이들 중 일부를 추첨해서 각 시험에 외부 심사위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의 불법 고액 과외를 막기 위해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원의 겸직 자체에도 더 강한 처벌이 내려져야 하고, 입시 비리에 연루된 대학도 이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학이 교수의 개인적 일탈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직접 교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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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음대 입시비리'…"불법과외로 교수·학생 공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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