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20개월 만에 '최고'…HMM 영업이익 돛 달았다

기사등록 2024/05/30 14:47:21

SCFI 지난해 9월 대비 204% ↑

홍해 물류 대란에 성수기 일찍 도래

올해 영업익 2.1조 전망…재매각 작업 속도?

[서울=뉴시스]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사진=HMM) 2024.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사진=HMM) 2024.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컨테이너·벌크선사의 대표적인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저조했던 성적과 달리 올해는 다시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실적 개선이 HMM 재매각에도 영향을 끼칠 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 SCFI는 2703.4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886.85포인트를 기록하며 저조한 수준을 이어간 것과 대비해 204.8% 가량 오른 수치다.

SCFI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다. 해운사마다 주력 노선이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은 SCFI 1000포인트 부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밑으로 내려갈 경우 손해를 보며 운항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운임 상승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인 홍해가 사실상 막히면서 물류 대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사들은 지름길인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항차당 왕복 시간이 다소 길어지면서 하주들의 주문이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됐다. 해운업계의 통상적인 성수기는 3분기로 여겨지지만 이 같은 요소가 겹치며 성수기가 1개 분기 먼저 도래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해상 운임 증가로 HMM은 올해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2021년~2022년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고운임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에는 한 해에만 9조9494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해상 운임이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거나 손익분기점을 밑돌며 실적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94.12% 폭락한 바 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2년의 SCFI 평균이 3410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운임은 전성기 수준에 육박한 수치다.

이미 지난 1분기 40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점을 감안할 때 증권가에서는 HMM이 올해 2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한다.

한편 지난 2월 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실패한 HMM 재매각은 아직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그러나 올해 HMM이 예상 밖의 호실적을 내면서 재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최근 매각 측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의 영구 전환사채(CB) 1000억원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양사의 지분율이 더 늘어났다.

양사 지분율 상승은 매각 작업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이 모든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보유 HMM 지분율은 72%(7억3480만주)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와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본 딴 '민간+공공' 소유구조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들린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국내 해운기업들이 부침을 반복했던 이유는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 문제가 컸다"며 "한국 해운기업이 지배구조에 취약한 면을 드러내면 세계 선사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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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20개월 만에 '최고'…HMM 영업이익 돛 달았다

기사등록 2024/05/30 14:47: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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