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낙화놀이 "꽃이 떨어지듯 불꽃이 연못위에…"

기사등록 2024/05/15 19:32:46

최종수정 2024/05/15 19:58:52

[창원=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 점화 장면.2024.05.15.(사진=독자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 점화 장면.2024.05.15.(사진=독자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뉴시스] 김기진 기자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이형기, '낙화' 중에서.

꽃이 떨어지듯 불꽃이 연못위에 떨어지는 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 마지막날인 15일 오후 6시 30분께 함안 무진정 낙화봉 점화와 함께 장관이 펼쳐졌다. 오후8시에 비 예보가 있어 전 날보다 1시간 당겨졌다.

옛 조상들이 사찰 초파일과 대보름날 밤하늘에 떨어지는 불꽃을 보는 놀이로 뽕나무나 소나무 또는 상수리나무 껍질을 태워 만든 숯가루를 한지주머니에 채우고 이것을 연못위에 줄을 매고 그 줄위에 매달아 불을 붙인다.

그러면 불씨주머니에 든 숯가루가 타면서 불꽃이 사방으로 흩어지는데, 이러한 모습이 마치 ‘불꽃’이 떨어져 날아가는 것 같아 ‘낙화놀이’라고 불린다.

오후 7시가 넘어 불꽃이 절정에 이르자 사전예약자 7000여 명의 관객들은 일제히 감탄을 연발하며, 휴대폰으로 저마다의 추억을 남겼다.

함안국악관현악단의 국악 연주를 시작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점화 후 약 3시간 가량 불꽃의 향연은 장관이다.

수천 명이 모였지만 낙화놀이가 시작되자 질서정연한 가운데 고요함을 자아냈다.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진정의 고즈넉한 정취와 어둠 속에서 흩날리는 불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무진정은 조선시대 문신 무진 조삼이 기거하던 곳으로 후손들이 그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연못가에 정자를 건립하고 그의 호를 따서 '무진정'이라 한데서 유래된다.

또 2022년 KBS 드라마 '붉은단심'에서 남여 주인공이 '낙화놀이'를 배경으로 만남을 자주 가졌던 장소로 알려져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함안군은 지난해 낙화놀이 공개행사에서 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 불편을 초래한 것과 관련해 올해는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약제를 도입하고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울였다.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관람석을 일부 확장하고 무진정 둘레에 안전휀스를 설치했으며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통신장애 방지를 위한 기지국 증설을 완료했다.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틀간 공무원, 경찰서 및 소방서, 자원봉사단체 등 8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위험지역을 포함해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임시주차장 11개소 2440여 면을 확보했으며 셔틀버스 27대를 약 15분 가격으로 운영했다.
 
무엇보다 14~15일 이틀 동안 하루 7000여 명, 2일간 총 1만4000여 명이 무진정을 방문했지만, 방문객들은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에 기여했다. 

식전행사로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함안 가야리유적 발굴조사 성과와 아라가야 문화체험, 아라가야 문화재 만들기 체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함안 성산산성 탐방 등의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마련돼 아이와 함께 온 가족과 커플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뉴시스]제31회 경남 함안 낙화놀이.2024.05.15.(사진=함안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낙화봉 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해 직접 숯가루를 이용해 낙화봉을 만들고 소원지를 써서 전달하면 당일 낙화봉을 매달아 주어 의미를 더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행사장에 다양하게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사온 간식을 먹으며, 3000여개의 낙화봉을 하나씩 매다는 장면을 관람하기도 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올해 행사가 끝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함안 낙화놀이가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함안 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때 함안군수로 부임한 한강 정구가 군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매년 사월 초파일 개최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중단됐으나, 1960년 사월초파일 괴항마을 청년회에 의해 재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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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 낙화놀이 "꽃이 떨어지듯 불꽃이 연못위에…"

기사등록 2024/05/15 19:32:46 최초수정 2024/05/15 19: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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