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친왕기념사업회 "대구 중구 동상 철거 결정에 개탄"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시 중구에서 순종황제 조형물 철거를 발표하자 그의 후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제국 황실후손단체 의친왕기념사업회는 19일 "70억 들여서 짓고 4억 들여 철거·분해할 바엔 조선왕릉 유릉이나 창덕궁 희정당에 기증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제를 욕되게 하지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로 태어나 망국에서 일제의 24시간 감시 속에 폐인으로 사셨던 순종황제 동상을 정책 논리에 따라 만들었다가 교통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부수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가 철저히 대한황실을 비하하고 짓밟고 희화화해 식민사관을 씌웠는데, 이는 한국인 스스로 마지막 황제를 희화화하는 행위"라며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역사 왜곡은 가당치도 않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군주제의 정치가문으로서의 황실은 문을 닫았지만, 아직도 30여명의 황실의 직계 후손들은 가슴 속에 자긍심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며 "'황실이 무능해서 나라를 팔아먹었다'라는 식민사관 프레임 속에서 조국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선조를 욕되게 하지 말라"고 했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2022년 대한제국 황실 후손들과 독립운동가 의친왕과 항일운동을 함께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앞서 대구시 중구는 지난 2017년 도시활력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약 70억원을 투입해 순종황제어가길(중구 수창동~인교동 2.1㎞)을 조성했다.
이후 7년간 3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 인근에 건축되고 새벽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조성 당시와 비교해 유동 인구 늘고 통행 차량이 증가해 보행과 안전사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철거가 최종 결정됐다.
이준 의친왕기념사업회 회장은 "국민 혈세 70억원으로 조성한 순종 큰할아버지 조형물을 부디 창덕궁, 조선왕릉 유릉 등 사랑받고 예우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전 설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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