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차량 오폭'에 난처해진 바이든…'해상 원조' 계획 차질 빚나[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4/04/04 17:47:31

최종수정 2024/04/04 18:06:51

美, 유엔·구호단체와 식량 배급 계약 체결 직전

오폭 사건으로 논의 중단…요원 안전 보장 요구

美행정부 "해상 통로 통한 인도적 지원 노력 계속"

[라르나카=AP/뉴시스]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지원할 인도적 구호 물품을 선적한 선박 중 하나인 오픈 암스 소속 선박이 가자지구에서 회항해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2024.04.04.
[라르나카=AP/뉴시스]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지원할 인도적 구호 물품을 선적한 선박 중 하나인 오픈 암스 소속 선박이 가자지구에서 회항해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2024.04.0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국제 자선단체 차량을 오인 폭격하면서 미국의 해상 인도적 지원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각) 폴리티코는 미국 관료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오폭 사건 이후 미국과 구호단체 간 해상 인도적 지원 계약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통제로 육상을 통한 구호물자 반입이 제한되자, 가자지구에 항구를 신설해 해상 통로를 통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임시 부두와 교량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미군 선박이 가자로 향하고 있으며, 빠르면 수일 내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이 임시 부두가 몇 주 안에 가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해상 부두 완공 이후 구호품 분배 관련 구호 단체와 논의를 해왔으며, 양측은 최근 공식 계약 체결에 임박했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도 이같은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다른 유엔 기구와도 협의 중이었다.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F) 직원 7명이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WFP와 단체들은 미국에 구호 요원 안전 관련 추가적인 보장을 요구하고 있고, 단체들은 이제 누구도 신뢰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피격 당시 WCK는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경로를 조율하며 안전 확보에 나섰지만, 이스라엘군은 WCK 차량을 하마스 것으로 판단해 세 차례 공습했다.

한 구호단체 고위 관계자는 해상 부두를 신설한다 해도, 하마스가 시설을 공격하거나 사람들이 몰려들면 당황한 IDF가 총격을 가하는 등 큰 위험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라파=AP/뉴시스]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월드센트럴키친(WCK)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외국인 구호 대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4.04.04.
[라파=AP/뉴시스]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월드센트럴키친(WCK)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외국인 구호 대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4.04.04.

이러한 우려 속 구호단체 직원이 활동 중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WCK를 포함한 일부 단체는 가자지구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스티브 타라벨라 WFP 수석 대변인은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 유엔과 WFP 입장에 대한 명확한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의 해상 (인도적) 통로 설치 참여에 관한 모든 결정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지속적이며 확장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 하에서 인도주의 기관들과 충분히 합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우려에도 해상 통로 개설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에서 의료서비스 비용 절감 관련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4.04.04.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에서 의료서비스 비용 절감 관련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4.04.04.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요한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진심"이라며 "우린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지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구호단체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원조 흐름을 증가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중단하거나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선 그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해상 구호품 전달을 위해 부두를 세우려는 우리 노력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시카 제닝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우린 구호 요원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호품이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활동가 안전 보장과 추가 육로 개방, 인도주의 요원과 무고한 민간인 살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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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차량 오폭'에 난처해진 바이든…'해상 원조' 계획 차질 빚나[이-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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