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일본 오사카에서 간행한 사진첩
전남대 국문학과 김대현 교수 파일로 보관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광주의 상징 무등산 천왕봉(정상·1187m)의 원형이 담긴 100년 전 사진이 공개됐다.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김대현 교수(한문학 전공)는 4일 "2005년 무렵 지인이 '고물상에서 사진첩을 1만 원에 구입했다'며 사진첩 하나를 나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25년 일본 오사카에서 간행한 사진첩이었다. 20여 장의 사진 중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천왕봉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고 회고했다.
한 눈에 희귀 사진임을 알아 본 김 교수는 스캐너를 이용, 사진첩 속 사진들을 파일로 변환해 보관했다. 지인에게는 사진첩을 광주역사민속박물관으로 보내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권유했다. 김 교수의 뜻대로 이 사진첩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최근 무등산 관련 발표회 등을 통해 파일로 보관중인 옛 무등산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일제시대 일본 사람들이 금강산 등 우리나라 산수를 담은 사진첩을 많이 만들었다"며 "무등산 사진첩도 이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등산은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없다"며 "무등산은 우리의 산"이라고 강조했다.
무등산 전문가인 김 교수는 박사과정과 시간강사 시절을 서울에서 보냈다. 타향살이를 달래 줄 무언가를 찾던 그는 학창시절 무등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던 추억을 떠올렸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의 시름은 자연스레 무등산에 관한 옛 문집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이 때부터 무등산에 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무등산 정상부는 천왕·지왕·인왕봉으로 나뉜다. 정상부에는 1966년부터 공군 방공포대가 자리하고 있다. 부대 주둔을 위한 공사는 1961년부터 시작했다. 이후 일반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인왕봉은 군 부대 주둔 57년 만인 지난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오랜 통제 탓에 천왕봉 원형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쉽사리 발굴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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