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방관 목숨 앗아간 '샌드위치 패널'…내화 기준 강화한다

기사등록 2024/03/13 12:00:00

최종수정 2024/03/13 13:43:29

소방관 2명 목숨 앗아간 경북 문경시 공장화재 대책 발표

식용유 취급 설비 및 샌드위치패널 건물 안전 기준 강화

소방공무원 교육훈련 강화하고,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소방안전교부세 안정적 운영으로 최고 성능 소방장비 확충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월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공동취재) 2024.03.13.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월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공동취재) 2024.03.1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시 공장 화재 재발방지를 위해 샌드위치패널 건물의 내화시간(화재시 가열에 견딜 수 있는 시간) 및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이 강화된다. 화재위험성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 및 설비에 대한 안전관리도 강화된다. 또한 화재현장에서 동료대원을 즉시 구조할 수 있도록 신속동료구조팀(RIT)를 운영하고, 소방안전교부세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최고 성능의 소방장비를 확충한다.

소방청은 13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북 문경 공장화재현장 순직사고와 관련한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문경시 육가공 공장에서는 지난 1월31일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진입한 구조대원 2명이 희생됐다.
 
이번 합동조사위원회에는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전문가, 현장대원, 소방노조 등 25명이 참여했으며, 2월5일부터 3월5일까지 30일간 조사가 이뤄졌다.

3층 내부 전기튀김기에서 불 시작, 식용유 저장탱크로 옮겨붙으면서 확산

사고조사 결과 이번 화재는 사고 당일인 지난 1월31일 오후 7시 47분 119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되기 12분 전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7시35분께 4층 건물 중 3층 전기튀김기에서 불이 시작돼 상부의 식용유(982ℓ) 저장 탱크로 옮겨 붙었고, 이후 반자를 뚫고 천장 속과 실내 전체로 빠르게 확산됐다.
 
화재 원인은 안전장치인 온도제어기 작동 불량 등으로 쌓여 있던 식용유가 발화점 이상(383℃)으로 가열 되면서 불이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사고 발생 이틀 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 수신기의 경종을 강제 정지시켜 불이 3층으로 확산 된 이후 공장 관계자가 이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에서 지난 1월3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3.13.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에서 지난 1월3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3.13.

인명 검색 위해 대원 4명 진입했다가 2명 고립…샌드위치패널이 화재 키워 진압에 어려움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는 공장 관계자 5명이 있었다. 이에 대피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인명 검색과 발화점 확인을 위해 건물 양방향으로 진입했다.

3층으로 진입했던 구조대원 4명이 인명 검색을 위해 개방한 출입문으로 공기가 유입되며 체류 된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하였으나, 순식간에 밀려 나온 강한 열과 농연, 붕괴된 천장 반자 등의 장애물로 구조대원 2명이 고립됐고, 탈출한 대원 2명은 동료 대원을 구하기 위해 재진입하려 했지만 화염과 열기로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해당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연소가 급격히 확대돼 신속한 화재진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확산의 주 가연물로 추정되는 식용유에 대한 정보 전달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장활동 사항의 공유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용유 취급 설비 및 샌드위치패널 건물 안전기준 강화 등 대책 마련

이에 소방청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먼저 대응기술 고도화 및 실행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한다.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안전관리 대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행력을 확보한다.
 
또 현장대응 및 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를 위해 대상물의 구조, 위험요소, 소방시설 유지관리 등의 정보의 신속 전달을 위해 모바일 전파 등 예방정보시스템을 개선한다. 또 현장소음 및 장비착용시에도 무전통신이 용이하도록 송수신 기능을 개선한다.
 
이에 더해 건축구조 및 시설물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주요 대상물 관리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해 이상 유무를 모니터링한다. 화재위험성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 및 설비는 제조단계부터 안전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한다. 샌드위치패널 건축물은 내화시간,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을 국토부와 협의해 강화한다.
 
아울러 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을 강화한다. 신임 교육부터 단계별 직무역량 교육의 평가 및 인증을 필수화해 소방서장 및 지휘팀장 등은 역량을 갖춰야만 보직을 부여한다.이를 위해 실화재 훈련시설 확충 등 화재진압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인프라를 강화한다.

또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현장활동 및 대원구조를 위해 화재진압대원과 구조대원 간 전술적 연계를 통해 상호 역량을 강화한다. 아울러 실종과 고립 등 대원의 안전사고 발생 즉시 신속동료구조팀(RIT)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별도 RIT팀을 동시에 편성한다.

우선 소방수요를 고려한 효율적 인력 재배치를 원칙으로 하며, 이후 부족 인력에 대해 구체적 충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소방안전교부세의 안정적 지원 등을 통해 최고 성능의 장비를 확충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합동 조사에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게 챙겨봤다"며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세세하게 살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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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방관 목숨 앗아간 '샌드위치 패널'…내화 기준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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