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출발 좋은 '기후동행카드'…쾌속질주 이어가려면

기사등록 2024/02/12 13:00:00

최종수정 2024/02/12 13:13:2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기후동행카드, K-패스, The 경기패스, 인천 I-패스.

바야흐로 '정부·지자체 교통카드' 전성시대다. 정부와 수도권 광역지자체가 앞 다투듯 교통비 할인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첫 주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기후동행카드다. 월 6만5000원에 서울 지하철과 버스,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를 한 달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프리패스' 카드로 지난달 27일 본격 출범했다.

이름 그대로 대중교통 이용자가 요금 절감 혜택을 받고, 이로 인해 기존 승용차 이용자가 대중교통으로 전환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진다면 혁신적인 교통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오 시장은 "올해는 기후동행카드로 인해 대한민국 대중교통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이에 호응하듯 판매 개시 후 2주 만에 33만장 이상이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하물며 실물카드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물카드는 261개 지하철역 창구에서 30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첫날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은 모바일 앱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에선 이용이 불가능하다 보니 실물카드 수요가 높은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실물카드는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웃돈을 받고 '되팔이'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호응에 서울시도 적잖게 당황한 모습이다. 매일 저녁 잔여 물량을 확인해서 공급해도 오전 중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자 급하게 추가 물량 공급에 나섰다.

다만 이 흥행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5월부터 국토부 'K-패스', 경기도 '더 경기패스', 인천시 '인천 I-패스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용자 선택권 확대라는 장점도 있지만 각각 혜택과 이용방법이 달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후동행카드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만 쓸 수 있어 경기도민들에겐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승차했더라도 경기도 지하철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역무원을 호출해 별도로 서울 외 구간 이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광역버스와 서울 외 시내버스 또한 갈아탈 수 없다. 따라서 이용자는 기후동행카드 이용 범위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수도권은 단일 생활권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하루 200만명에 달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서울 인근 지자체들이 하나 둘 기후동행카드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 김포, 군포, 과천시가 동참하면서 서비스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과거 통합환승 할인제가 지자체 간 입장차로 수도권 전체로 확대되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렸으나, 결과적으로 수조원의 요금 절감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처럼 지차체장들은 보여주기식 정책 경쟁보다 시민편의를 최우선으로 둔 통합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 시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오 시장의 시정철학에 따라 기후동행카드가 반쪽짜리가 아닌 온전한 교통정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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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출발 좋은 '기후동행카드'…쾌속질주 이어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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