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 멜론 제치고 韓 1위…"구독료 올린 게 이런 이유?"

기사등록 2024/01/16 06:00:00

최종수정 2024/01/16 08:40:38

작년 12월 유튜브 뮤직 MAU 국내 첫 1위…멜론 등 타 국내 음원업체도 감소세

'유튜브 프리미엄' 수혜 등에 업고 광폭 행보

영상+음원 통합시청 소비패턴 자리잡자 구독료 기습인상…업계 "독과점 횡포"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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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구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뮤직’이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멜론을 제치고 국내 음원 플랫폼 1위에 올랐다는 통계 데이터가 나왔다. 광고없이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혜택에 포함된 영향이 컸다. 공교롭게 유튜브 뮤직이 한국 1위 음원 사업자로 올라선 순간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요금을 40% 넘게 올렸다. 경쟁사들과 소비자들은 "전형적인 독과점 횡포"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멜론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2022년 1월 769만명에서 지난해 12월 624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반면, 유튜브 뮤직은 지난해 12월 649만 6035명을 기록, 같은 기간 200만 이상 MAU가 늘어나며 멜론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유튜브뮤직이 음원 플랫폼 시장 MAU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멜론은 오랜 기간 한국 음원 시장에서 절대강자였다. 출범 당시 통신사 제휴 할인,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카카오로 인수된 뒤에도 이익을 내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런 멜론 천하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유튜브 뮤직의 등장 이후다. 지난 2022년 1월까지만 해도 400만명대에 그쳤던 유튜브 뮤직은 광폭 성장 중이다. 이같은 유튜브 뮤직의 질주 배경으로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가 꼽힌다. 월 1만원대에 광고 없이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면 유튜브 뮤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그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음원업계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기 위해선 앱 이용자 수가 아닌 '유료 가입자 수'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미 멜론을 비롯한 국내 음원 플랫폼의 하향세는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 같은 기간 지니뮤직, 플로, 바이브, 벅스 등 국내 음원 플랫폼의 MAU는 감소세를 보였고 1~2위 사업자와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이에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음원 스트리밍 외에 사업 다각화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니뮤직이 AI(인공지능), 음원유통사업 확장, 공연 신사업 추진, 전자책 구독 서비스 인수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는 콘텐츠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AI 기술 고도화 등으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업인 음원 스트리밍 사용자 감소세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대안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대로라면 한국 동영상 시장에 이어 음원 시장도 구글의 뒷배를 업은 유튜브 뮤직의 독과점 구조로 굳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유튜브 뮤직이 1위에 오른 시기인 지난해 12월 초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한국에서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무려 42.6% 인상했다. 구글이 과감히 구독료를 올린 수 있었던 데는 국내 동영상·음원 콘텐츠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라는 자신감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혜택 중 하나로 유튜브 뮤직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값싸게 제공하면서 이미 유튜브 영상과 음원·뮤직 비디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듣는 게 주류 소비 패턴 중 하나가 자리잡았다. 그런 상황에서 구독료를 올린다 해도 한번 익숙해진 소비패턴을 버리는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안도 없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해지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유튜브를 대체할 동영상 플랫폼이 마땅치 않고, 광고 제거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혜택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유튜브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각 나라마다 다르게 책정 했듯이 관련 정책도 해당 지역 규제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례로 구글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유튜브 뮤직을 빼고 광고 제거 등 기본 기능만으로 구성된 요금제다. 프리미엄 요금제의 반값 수준에 이용할 수 있다. 유럽이 미국의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구글이 EU(유럽연합)의 ‘끼워팔기’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약 8000원대로 저렴하다.

한 음원업계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도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가 도입된다면 현재 유튜브 뮤직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이 유튜브 프리미엄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유튜브 뮤직은 '공짜'라는 인식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운 뒤 가격을 올리는 것은 독점 기업들의 전형적인 횡포"라며 "구글이 국내 소비자들을 만만히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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