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입학' 대폭 확대…'수능 미적분 쏠림' 더 심해질 듯

기사등록 2024/01/14 08:00:00

최종수정 2024/01/14 08:03:28

2022년 서울대 자유전공, 최초 합격 94.6%가 이과

미적분 표준점수 > 확률과 통계…통합수능 부작용

지난해 입시에서도 자유전공 합격선 최상위권 포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해 12월2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비치된 입시전략 도서 모습. 2023.12.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해 12월2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비치된 입시전략 도서 모습. 2023.12.28. kkssmm99@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 국고 인센티브로 인해 상위권 대학들이 예비 고교 3학년 입시부터 자유전공학부를 확대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미적분 응시자(이과생)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적분'을 택한 학생이 '확률과 통계'보다 유리한 현행 수능 체제의 특성상 자유전공학부의 합격선이 다른 모집단위보다 높은 편인데, 자유전공학부 선발 규모가 대폭 늘면 '쏠림'도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에 공개된 2023학년도 대학별 수능 국어·수학·탐구 상위 70%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문·이과 구분 없이 전공을 택할 수 있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합격선은 98.3점이었다.

이는 서울대 문과에선 정치외교학부(98.5점)에 이어 2위였고 이과에서는 의예과 지역균형(99.5점) 및 일반전형(99.3점), 치의학과(99.0점)에 이어 4위이다.

반면 입학 후 계열 내 전공을 택할 수 있는 광역모집 형태인 서울대 '인문계열' 지역균형전형은 97점(문과 중 8위), 일반전형은 94.8점(20위)으로 다소 낮았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90.5점으로 이과 39위를 보였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간호·수의과·약학·의과대학 등 보건의료 계열과 사범대학 등 전문직을 제외한 9개 단과대학의 전공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다. 2개 이상의 전공을 융합한 학생설계전공을 구성할 수도 있다.

광역모집인 공과대학은 올해 정시 기준 입학 후 1개 학기를 마친 뒤 공대 내 6개 학부(과)를, 인문계열은 1년 뒤 인문대에 속한 14개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지난해 정시 합격선이 B형(인문)이 95.5점으로 통계학과(95.6점)에 이어 2위였고 A형(자연)은 95.0점으로 31개 학과 중 15위였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는 지난해까지 수능 수학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B형'으로 따로 모집했지만 현재는 수능 선택과목에 관계 없이 단일 모집단위로 선발한다.

진행 중인 2024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전체 모집인원의 3.6%인 118명을 선발하며 고려대 자유전공학부는 2.3%인 90명을 뽑을 예정이다.

광역모집까지 합칠 경우 서울대는 10.9%에 해당한다. 학원 측이 분석한 결과 연세대는 11.1%, 서강대는 9.6%를 이미 계열단위 광역모집으로 선발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종로학원이 분석한 서울 주요 대학의 소위 '무전공 선발' 현황. (자료=종로학원 제공). 2024.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종로학원이 분석한 서울 주요 대학의 소위 '무전공 선발' 현황. (자료=종로학원 제공). 2024.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교육부가 대학생들의 전공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무전공 모집정원 확대를 밀어 붙이면서 당장 이듬해 입학할 학생들이 치를 입시부턴 자유전공학부와 광역선발 모집정원 규모가 대폭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4학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 개편안 시안 정책연구진안'에 따르면, 일반재정지원을 받는 수도권 대학들은 2025학년도부터 정원의 최소 20%를 자유전공 및 광역선발로 뽑아야 국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서울대는 '학부대학'을 신설해 기존 자유전공학부의 기능을 이관하기로 했으나 교육부 방침이 알려지자 모집정원 400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고려대도 자유전공학부 확대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뉴시스 취재 결과, 교육부로부터 모집정원 40% 이상을 정시로 뽑도록 규제돼 있는 이른바 '서울 주요 대학' 16개교 중 13개교가 기존 학과의 모집정원을 조정해 자유전공학부나 광역선발 확대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현재 수능 체제에서는 수학 '확률과 통계'를 택해 100점을 맞아도 '미적분'을 택한 100점 학생들보다 표준점수가 낮게 형성돼 불리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받은 입시 결과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2022학년도 정시 최초 합격자의 94.6%가 수능 이과생이었다.

입시에서 문·이과 구분이 나뉜 광역모집과 달리 자유전공학부 방식의 모집인원이 대폭 확대될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수능 미적분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에서 이과생이 유리한 구도로 인문·자연 통합선발(자유전공학부)은 결과적으로 이과생에게 유리하고 문과생의 진학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며 "2025학년도 입시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까지 겹쳐 이과생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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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공 입학' 대폭 확대…'수능 미적분 쏠림' 더 심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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