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점조직 연합해 범행…49명 검거
투자리딩방 개설하고 바람잡이 유인
가짜 사이트로 눈속임…253명 피해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로 고수익을 올려준다고 속여 피해자 253명으로부터 151억원을 받아 챙긴 연합 투자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최근 사기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6개 조직 총책 6명 등 모두 49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가운데 24명은 구속했다. 범죄수익금 가운데 16억원 상당은 압수·기소 전 몰수 보전했다.
일당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필리핀 등 해외에서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집, 오픈채팅방에서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253명으로부터 15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 162만건을 토대로 무작위로 리딩방 홍보 메시지를 뿌려 투자자를 모았다.
이후 투자자가 리딩방에 입장하면 투자자인 척하는 조직원이 수익 인증 글을 올려 '바람잡이' 노릇을 했고, 이어 일당이 만든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에 가입을 유도했다.
이 사이트에서 투자자가 소액을 투자하면 1.5배 상당의 수익금을 돌려주며 믿음을 쌓았다.
투자자가 더 큰 금액을 투자하면 투자사이트에서 3~5배에 이르는 수익이 나고 있는 화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투자자가 수익금을 찾으려고 하면 세금, 수수료 등 갖은 핑계로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고수익이 나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나올 수 있으니 이를 위해 일정 금액을 맞춰야 한다며 추가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입금이 완료되면 리딩방과 투자사이트에서 투자자를 강제로 탈퇴시킨 뒤 잠적했다.
범행에 연루된 조직은 총 6개로 이들은 '가짜 가상자산 사이트 구축' '투자자 모집' '자금세탁' '현금 인출' 등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해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 A씨 등 8명으로 구성된 '해외 운영조직'은 가짜 가상자산 사이트를 구축·운영하고 개인정보 DB 162만건을 구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 연합 조직을 모집하고 관리한 것도 해외운영 조직이었다. 경찰은 이 조직이 범죄 수익금의 40%가량을 분배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해외운영 조직' 총책 A씨는 경찰 수사 포위망이 좁혀 들어오자 경찰에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조직원 8명 모두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해 현재는 이들에 대한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총책 B씨 등 7명으로 구성된 '피해자 유인조직'은 불법 수집한 개인 정보 DB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가 들어온 단체 대화방을 생성해 '기망조직'에 연결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피해자 유인조직'으로부터 넘겨받은 단체 채팅방에서 '기망조직' 대총판 C씨 등 조직원 9명은 '바람잡이' '투자전문가' 등 일인다역을 연기해 피해자들로부터 피해금을 편취했다.
피해금은 '법인통장 공급조직'이 만든 대포 통장 30개로 흘러 들어갔다. 이 돈을 '자금세탁 조직'이 다수 계좌로 분산하고 '상품권 매매' 등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했다.
이후 '인출조직'은 세탁된 범죄 수익금을 출금해 해외 운영조직 총책이 지정하는 장소로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에서 유사한 피해 신고 253건을 병합 분석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10월을 끝으로 이들 모두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놓인 서민들을 울리는 '악덕 금융 범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며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한 가상자산·주식·선물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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