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현산·천재교육 하도급·대리점 갑질 추궁
네이버·아디다스 피해자들도 직접 증언
[서울=뉴시스]신귀혜 최영서 기자 = 여야는 국정감사 2주차를 맞은 16일 '갑질 의혹'을 받는 대기업 수장들을 증인으로 불러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갑질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재생되자 여야 의원들은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강희철 천재교육 대표 등 하도급업체, 가맹점 등을 상대로 '갑질' 의혹에 휩싸인 기업들 수장들이 발언대에 섰다. 이들은 대기업의 갑질 행위와 관련한 질의를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 회장을 상대로 질의에 나선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현산의 하도급 갑질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수천억원대 공사의 인허가 업무를 개인에게 맡기면서도 관련 서류를 내주지 않았고, 당시 업무를 맡은 개인이 변호사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변호사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계약서 교부 의무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이 "보고받은 적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조단위의 공사를 수주하려고 뛰면서 본인은 아무것도 몰랐다는게 말이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김희곤 의원은 광주 학산빌딩 붕괴사고,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등 현산의 건설현장 인명사고와 부실공사 의혹을 받는 아파트 단지들을 언급하며 "고(故) 정주영 회장같은 분들이 지금 계시면 어떻게 생각하시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정 회장은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
대리점 갑질 의혹을 받는 천재교육을 상대로 한 질의도 이어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강 대표에게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천재교육 직원과 대리점주의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을 재생했다. 해당 녹취에서 대리점주는 천재교육 직원에게 "확약서를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천재교육 직원은 "지금 누구한테 땡깡을 부리고 있어, XX"라며 대답했다. 국감장에 욕설이 울려퍼지자 여야 의원들은 어이 없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윤 의원은 "가맹점주들에게 너무 큰 비용을 떠넘기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강 대표는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들을 시정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국감에는 대기업 갑질의 피해자들도 출석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원플원' 운영사 뉴런의 대표 김려흔씨,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 김정중씨 등이 발언대에 섰다.
김려흔씨는 "스타트업에게 아이디어는 '전부'인데 네이버같은 대기업들이 무자비하게 짓밟으면 저희는 어떡하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김정중씨는 아디다스의 인기 제품을 직접 들어 보이며 "인기상품은 가맹점에 주지도 않고 본사 직영점과 온라인몰에서만 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내 브랜드 가품 판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레이 장 대표를 상대로 질의에 나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알리의 무관심으로 한국 브랜드를 도용한 중국산 짝퉁 상품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놀랍게도 한국 국회의원 배지가 알리에서 1만5000원에 팔리고 있고, 경찰 배지도 팔리고 있다"며 검색 화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질문을 하던 강 의원은 물론, 자리에 있던 여야 의원들과 참관인들도 웃음을 보였다.
장 대표는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한 후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가품과 관련해서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적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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