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은빛억새 물들고, 전통시장 즐기고…광천은 축제중

기사등록 2023/10/07 01:40:00

최종수정 2023/10/07 17:51:27

광천전통시장에서 펼쳐지는 '광천시장 IN 골목대장' 진행요원들.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전통시장에서 펼쳐지는 '광천시장 IN 골목대장' 진행요원들.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뉴시스] 박주연 기자 = 풍요의 계절 가을이다. 황금빛 가을벌판이 장관을 이루고, 곳곳에서 은빛억새가 일렁인다. 서해의 포구와 오일장에서는 새우젓이 지천을 이룬다.

서해와 오서산을 품은 충남 홍성군은 예로부터 안면도, 추자도, 백령도 등 서해 섬지역의 수산물과 육지의 농축산물이 유통되던 곳이었다. 특히 광천 오일장은 조선시대 보부상 단체인 '원홍주등육군상무우사'가 활동했던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로, 전국적 장시로 꼽혔다. 한때 '개도 500원짜리를 물고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세월이 흘렀고 세상은 변했다. 보령방조제 물막이 공사로 옹암포구는 문을 닫았고, 오일장은 더이상 유통의 중심이 아니다. 하지만 천수만의 등대산 역할을 했던 오서산에는 여전히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광천시장에는 MZ세대 취향에 맞춘 먹거리,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지난 4~5일 가을이 한창인 홍성 광천읍을 찾아 오감만족 여행을 즐겼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IC·광천 IC로 들어오면 1시간 30분~2시간 안에 광천읍 어디라도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 장항선을 이용하면 광천역까지 2시간10분 가량 걸린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 금빛 관광열차를 이용해도 좋다.
오서산 은빛억새. (사진=홍성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서산 은빛억새. (사진=홍성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은빛억새 물결치는 오서산, 그림같은 수목원

서해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의 나침반 역할을 해 '서해의 등대산'으로 불렸던 오서산은 790.7m 높이로, 서해 인근의 산들 중 가장 높다. 까마귀와 까치들이 많아 '까마귀 보금자리'라는 뜻의 오서산으로 이름 붙여졌다.

가을이 되면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능선이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가을철 산을 오르다보면 수채화처럼 펼쳐진 서해바다와 섬들, 황금빛 평야, 억새군락이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림 같은 수목원.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읍에는 '그림 같은 수목원'이 있다. 서해 천수만과 근접해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꽃의 개화 시기가 보름 정도 늦어져 더 특별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2004년 산림청에 등록된 사립수목원으로 홍성 12경 중 12경이다. 약 11만㎡ 부지에 1000여 종의 초본류, 560여 종의 목본류를 보유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이곳은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과 노란 잔디에 수놓은 낙엽으로 그림같은 풍경이 된다.
광천토굴새우젓.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토굴새우젓.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새우젓·김·대하…오서삼미 즐겨볼까

오서산 등반을 마치면 오서 삼미(三味)를 음미해야 한다. 광천 토굴 새우젓과 광천김, 그리고 남당항 대하다.

홍성군은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내포(內浦) 문화권의 발흥지로,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이 풍성해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고장이기도 하다. 광천 옹암포가 새우젓 산지로 알려진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조선시대 말에는 서해안 10여개 섬의 배들이 새우를 싣고 옹암포에서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새우젓 장터가 형성됐다.

옹암리 독배마을에는 약 40여 개의 새우젓 토굴이 있다. 버려진 폐광의 활석암 암반 속에 토굴을 만들어 새우젓 발효 방법을 개발한 건 1960년대다. 섭씨 14~16도,  85% 이상 습도가 다른 새우젓은 모방할 수 없는 맛과 향을 자랑한다.

독배마을 토굴 새우젓단지에서는 토굴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어떻게 새우젓이 과학적으로 숙성되는지를 직접 보고 맛볼 수 있어 발효의 맛을 잘 모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좋은 음식 체험장이 될 수 있다.
광천에서 맛보는 젓갈정식.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에서 맛보는 젓갈정식.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 곳곳에 자리잡은 젓갈정식 식당에서는 꼴뚜기젓, 오징어젓, 낙지젓, 새우젓, 어리굴젓 등 다양한 젓갈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젓갈정식을 맛본 후 입맛에 맛는 젓갈을 구매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광천김' 역시 전국 미식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특산물로, 바삭하면서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들기름을 발라 석쇠에 끼워서 화롯불에 살짝살짝 뒤집어 가면서 구워낸 전통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광천읍에는 현재 34개의 김 제조업체가 있으며, 이중 14개 업체가 김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영숙 태경식품 상무이사는 "곱창 돌김은 나오기 시작해서 20일 정도가 가장 맛있다"고 설명했다.

마침 오는 13~15일 이곳에서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펼쳐진다. 각각 열리던 광천김 축제와 토굴 새우젓 축제가 하나로 통합되며 올해는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될 전망이다.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광천읍에서 맛의 축제를 즐겨보자.

홍성 12경 중 2경인 남당항에는 광활한 천수만이 펼쳐져 있다. 사시사철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이 미식가를 부르는 곳이다. 잔잔한 은빛 수면과 아름다운 석양을 조망하는 노을 전망대가 있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죽도와 안면도를 조망할 수 있다.
'해하도 전시회'.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해하도 전시회'.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기록 만 마리 새우 '해하도 전시회'

광천읍에서는 만 마리의 바다새우를 수묵화에 담은 최창원의 '만하도'를 볼 수 있다. 오는 11월26일까지 광천토굴새우젓 홍보전시관에서 '해하도 전시회'가 진행된다.

최창원은 3개월간 하루 10시간 넘게 바다새우를 100m 화선지 한 장에 그려 작품 '만하도'를 완성했다. 이 작품은 세계기록위원회(WRC)와 한국기록원(KRD) 세계기록으로 등재됐다.
 '광천시장 IN 골목대장' 달고나 만들기.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천시장 IN 골목대장' 달고나 만들기.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500년 역사 광천전통시장, MZ 놀이터로 

광천전통시장은 충남의 대표적인 5일장이었다. 지금도 매월 끝자리가 4일과 9일인 날 장날이 펼쳐진다.

광천읍은 오는 29일까지 광천시장 일원에서 시장 활성화 프로그램 '광천시장 IN 골목대장'을 운영한다. 관광객을 유치하고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광천읍이 기획한 '체험형 골목 놀이 프로젝트'다. 광천시장 장날(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광천시장 골목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사방치기, 제기차기, 딱지치기, 윷놀이, 달고나, 구슬 놀이 등 7개의 골목 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정동규 읍장은 "관광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광천을 만들기 위해 먹거리와 볼거리에 더해 그동안 다소 부족했던 즐길거리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광천읍은 '골목대장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역사회단체와 손을 잡고 특색있는 '광천형 K문화산업'을 계속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K-POP 고등학교 역시 홍보단을 조직, 광천형 K문화산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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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은빛억새 물들고, 전통시장 즐기고…광천은 축제중

기사등록 2023/10/07 01:40:00 최초수정 2023/10/07 17: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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