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레이저, 첨단무기·반도체·핵융합 에너지 등 활용 무궁무진
과기부, 전남도 제안서 토대 11월 예타신청 여부 결정
전남도, 뛰어난 입지 갖춘 나주혁신도시에 연구시설 유치 온힘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무력화할 '초강력 레이저' 분야의 연구를 주도해 나갈 대형 연구시설 설립을 위한 국가계획 반영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초강력 레이저는 찰나(펨토초·1000조분의 1초)의 순간에 페타와트(1000조 와트) 이상의 고출력 에너지를 발산하는 광선을 일컫는다.
미사일·드론 대응 등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초정밀 제품 제조, 우주 태양광 발전,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해 미래 국가 초격차 기술 확보 차원에서도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는 것이 과학기술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에는 초강력 레이저 분야 기술 확보에 필요한 극한의 기초·응용연구시설이 전무한 가운데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운영 중인 4PW(페타와트)급 연구시설이 유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남도가 가장 먼저 국가 차원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 필요성을 제기하고 관련 연구시설 유치전에 나서고 있어서 주목된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여부를 오는 11월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지난달 중순께 과기부에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 필요성이 담긴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현재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제안서는 기초연구를 넘어선 50PW급 중·저출력을 대상으로 응용(산업) 활용 분야 보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연구과제 제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가 전남도의 제안서를 중심으로 보완 검토를 거쳐 예타 신청을 결정하면 연말께 연구시설 부지선정 절차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설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가 구상하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나주혁신도시 인근에 조성하는 안이다.
50PW급 초강력 레이저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산·학·연 연계 집약형 연구시설로 기획연구와 예타 이후 연구시설 설립까지 약 6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전남도 외엔 공식적으로 연구시설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지자체가 전무한 가운데 전남도와 나주시는 과기부 로드맵에 맞춰 나주혁신도시에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여 왔다.
나주혁신도시가 최고의 확장성과 개발 용이성·지반 안전성·서비스 편의성을 두루 갖췄다는 점과 한국에너지공대(켄텍)와의 시너지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를 위한 내실도 착실히 다져왔다.
전남도는 지난해 7월 한국광학회·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지역 연합회와 공동으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어 9월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 타당성 국회 토론회'를 열어 연구시설 '최적지로서 전남'을 알렸다.
12월엔 지자체 최초로 '레이저 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해 레이저 산업 국가 거점 도약을 위한 근거도 마련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2월 레이저 연구 고급·숙련 인력과 레이저산업 역군을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에너지공대, 한동대, 한국광산업진흥회 등 7개 대학, 1개 기관과 레이저 전문인력 양성 협약을 했다.
지난달 21일엔 '레이저 부품 국산화 품목 발굴', 레이저 산업 클러스터 구축 기획을 내용으로 하는 '레이저 산업생태계 조성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는 등 레이저 산업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초강력 레이저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계 부처와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마지막까지 전폭적 지지를 얻어내고, 유치 컨트롤 타워 가동 등 철저하게 준비해 연구시설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펨토초 레이저 연구의 선구자인 남창희 GIST교수는 뉴시스 보도 기사<초강력 레이저 지금 때 놓치면 과학기술 패권 경쟁서 도태> 제언을 통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초강력 레이저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점에 대해 경각심을 촉구했다.
지난 2016년 기초과학연구원이 세계 최고 출력인 4PW 레이저를 자체 개발했지만 현재 미국은 50PW, 중국은 100PW, EU와 러시아는 200PW급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을 진행하거나 제안하고 있어서다.
남 교수는 "갈수록 기술 패권 지위 획득을 위한 세계 선진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순간의 방심으로도 아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더욱이 초강력레이저 연구는 기초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핵융합 에너지, 최첨단 무기 개발 분야에도 응용성이 높아 기술 경쟁에서 밀리면 국가 안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서둘러 관련 전문 연구시설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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