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아일랜드서 온 '맥코넬스' "정통 아이리쉬 위스키로 새 바람"

기사등록 2023/09/18 14:58:04

최종수정 2023/09/19 10:58:39

북아일랜드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맥코넬스' CEO

명맥 끊기며 교도소로 쓰인 증류소 부지 되찾아

"한국 프리미엄 아이리쉬 시장 개척해 나갈 것"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저희는 1996년까지 실제로 운영됐던 시립 교도소 부지에 증류소를 짓고 있습니다."

1776년 설립돼 북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브랜드로 손꼽히는 맥코넬스(McConnell's)의 최고경영자(CEO) 존 켈리(John Kelly)가 최근 서울 강남구 골든블루 서울 사무실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웃으며 말했다.

맥코넬스는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 6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공사 현장 영상을 보여줬다. 외벽을 그대로 살린 교도소 건물 천장 위로 증류기를 옮기는 장면이었다.

 맥코넬스가 굳이 교도소 담장 안에 증류소를 짓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1930년 경영난으로 명맥이 끊기기 전까지 이곳에 맥코넬스의 옛 증류소를 가동했던 '헤리티지' 때문이다.

켈리는 "새 증류소를 짓고 있는 이 부지엔 원래 맥코넬스 증류소가 있었다"며 "증류소가 위치한 벨파스트(Belfast) 지역에서 가장 큰 증류소였다"고 말했다.

맥코넬스는 현재 위스키 생산을 총괄하는 벨파스트 출신 마스터블렌더가 다른 증류소에서 원액을 만든 뒤, 자신들의 숙성고로 옮겨 직접 숙성·블렌딩하는 식으로 생산한다.

새 증류소에선 50만LPA(Liter of pure alcohol·원액을 새는 단위)에 달하는 원액을 만들 전망이다.

신생 치곤 상당히 많은 양이다. 맥코넬스는 추후 자체 싱글몰트 위스키 뿐만 아니라 타 기업에 공급까지 나설 계획이다.

맥코넬스의 원액은 시트러스와 바닐라, 스파이시한 풍미가 특징이다. 증류를 두번 거치는 스카치 위스키(스코틀랜드 위스키)와 달리 맥코넬스와 같은 아이리쉬 위스키(아일랜드 위스키)는 증류를 세번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제거되고 맛이 깔끔해지지만 향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켈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굉장히 좋은 캐스크를 쓴다"며 "모든 원액을 퍼스트 필 버번 배럴에서만 숙성한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필 버번 배럴이란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오크통에 첫 번째로 해당 위스키 원액을 담아 숙성하는 것을 말한다.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멕코넬스는 몰트(보리) 위스키와 그레인(보리 외 곡물) 위스키를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지만, 몰트 원액의 함량이 일반적인 블렌드 위스키의 2~4배를 넘을 정도로 높다. 또 최소 5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 사용한다.

병에도 공을 들였다. 부티크 스타일 보틀을 제작하는 '스트레인저 앤 스트레인저'를 통해 전용 병을 만들었다. 병엔 평화를 상징하는 '에린'의 그림과 함께, 타이타닉호를 만드는 등 조선(造船)으로 유명한 벨파스트 지역의 품질 인증 메탈 플레이트를 병목에 적용했다.

켈리는 아이리쉬 위스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린 위스키에 아주 큰 자부심이 있다"며 "위스키의 어원은 아일랜드 게일어 'Uisce Beatha(생명의 물)'고, 위스키는 스코틀랜드가 아닌 아일랜드에서 처음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의 위스키 역사에서 아이리쉬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며 "특히 1700~1800년대엔 아이리쉬 위스키가 스카치 위스키를 압도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920년대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들이 풍미가 떨어지지만 생산량이 많은 연속식 증류기를 도입하면서 아이리쉬 위스키는 위기를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글로벌 위스키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미국에 금주법이 도입되고, 밀주업자들이 인기 제품인 '아이리쉬 위스키' 라벨을 무단으로 붙이면서 '가짜 아이리쉬 위스키'가 판을 쳤다.

당시 아이리쉬 위스키 증류소는 약 1000개에 달했지만 1990년대엔 3개 정도만 남았다. 현재 아이리쉬 위스키 증류소는 약 50개다.

벨파스트 출신인 켈리는 "새 증류소 부지에 있던 시립 교도소는 1996년까지 실제로 운영됐다"며 "난 교도소에 붙어있는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서 자랐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해 디아지오에서 22년동안 일하며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경험을 쌓았다"며 "이렇게 배운 것들을 들고 고향인 벨파스트로 돌아와 모교 옆에 옛 맥코넬스 부지에 새로 증류소를 짓게 된다는 게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존 켈리 맥코넬스 CEO. (사진=골든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켈리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한국 위스키 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트렌드 변화를 가장 빠르게 수용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고급성과 차별성을 모두 갖춘 맥코넬스는 높은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주류 기업의 기술력과 위스키에 대한 관심도를 봤을 때 빠른 시일 안에 한국 고유의 색깔을 담은 차별화된 위스키를 생산해 세계 위스키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사로 골든블루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보여준 전문성 등이 마음에 들었다"며 "한국 로컬 시장에서 석권하고, 인터내셔널 위스키 브랜드를 수입하면서 카테고리를 늘려가는 큰 회사라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프리미엄 아이리쉬 위스키를 개척하게 돼 영광"이라며 "향후 3년 안에 아이리쉬 위스키 톱3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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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아일랜드서 온 '맥코넬스' "정통 아이리쉬 위스키로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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