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백혈구 수치가 높아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할 생후 1일된 아이를 주거지로 데려가 각종 쓰레기가 쌓인 환경에서 양육한 부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재판장 곽경평)은 아동복지법 위반 및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편 A(50대)씨와 아내 B(40대·여)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 등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하도록 했다.
A씨 부부는 2021년 4월 중순께 인천 계양구 소재 주거지 거실 및 방에 각종 쓰레기와 짐들을 쌓아 놓는 등 비위생적인 양육 환경에서 피해아동을 열흘가량 방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아동은 백혈구 수치가 평균 수치보다 조금 높아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 등의 재검사가 필요했지만, 이들 부부는 아이를 퇴원시켜 거주지로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군은 신생아 검사 등 기본적인 진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황달을 앓기도 했다.
이후 A씨 부부는 인천가정법원으로부터 두 달 동안 피해아동이 머물고 있던 보호시설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약 한 달이 지난 무렵 '아이가 보고싶다'는 이유로 보호시설을 찾아 법원의 명령을 어기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백혈구 수치가 평균 수치보다 높아 의료진의 검사와 관찰이 필요하고, 면역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생후 1일된 피해아동을 퇴원시켜 쓰레기들이 쌓인 비위생적인 곳에서 양육했다”며 “병원 진료를 받게 하지 않아 황달까지 앓게 하고, 법원의 피해아동 보호시설에 대한 접근금지조치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A씨 등에게 피해아동에 대한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까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장애의 정도가 심한 정신장애인이고, B씨 또한 정신질환으로 오랜 기간 입원치료를 받아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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