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복심, 효성티앤씨…바이오연료 신사업 나선다

기사등록 2023/08/17 09:00:00

'차세대 바이오 연료' HVO(바이오 연료) 취급할 것으로

"사내에 '책임 회피' 만연해 있다" 일갈한 조 회장

안갯속 주력 계열사 효성티앤씨 먹거리 직접 찾는다

[서울=뉴시스] 28일 '2023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받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제공) 2023.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8일 '2023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받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제공) 2023.03.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이다솜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효성티앤씨가 바이오 연료인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수소화 식물성 오일)' 사업에 뛰어든다. 세계적인 환경 규제 속에 효성티앤씨가 친환경 연료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선 것이다.

조 회장은 특히 지난달 그룹 관리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질책성 메일을 보냈는데, 이후 처음으로 바이오 연료 사업 진출 카드를 꺼내 더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이달 조직 개편을 통해 'HVO 테스크포스팀(TFT)'를 신설했다. HVO는 바이오 디젤에 이은 '차세대' 바이오 연료로 주목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활용성이 크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해 화학업계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통한다.

단적으로 유럽연합은 2025년부터 역내 모든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에 반드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2% 이상 넣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SAF의 주 재료가 HVO다. 유럽연합은 2050년에는 SAF 의무 포함 비율을 70%까지 늘릴 방침이어서 2050년 SAF 시장은 40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HVO 시장도 급성장할 수 있다.

효성티앤씨, HVO 통해 '바이오 연료' 신사업 추진

효성티앤씨는 HVO 테스크포스팀을 통해 구체적으로 '바이오 연료' 사업을 키울 예정이다. 효성티앤씨 사업은 크게 '섬유'와 '무역'으로 나뉘는데 무역 부문에 화학PU가 있다. 이 화학PU에서 바이오 연료 사업을 맡는다. 화학PU는 지난 2021년 말 바이오 연료 주원료인 팜오일과 폐식용유(UCO, Used Cooking Oil) 수입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화학PU는 여기에 HVO를 추가로 취급해, 바이오 연료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한다. HVO 테스크포스팀장도 효성티앤씨 화학PU를 이끄는 홍종진 상무가 맡는다.

이번 테스크팀 발족은 섬유 부문에 치우쳤던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역량을 강화한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효성티앤씨는 그동안 바이오 스판덱스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고,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사업을 선도했지만 이는 섬유 부문에만 국한된 활동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효성티앤씨 측은 "친환경 트렌트에 따라 HVO 신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것은 맞다"며 "단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 효성티앤씨 HVO 사업도 직접 챙긴다

업계에선 조현준 회장의 HVO 사업의지가 남다르다고 본다.

조 회장은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이사(부사장)와 함께 효성티앤씨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직접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이번 TFT 가동에도 당연히 조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조 회장은 소재 3사(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중에서도 효성티앤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는 그룹 소재 3사 중 '맏형'격이다.

지난해 기준 효성티앤씨 매출(8조8827억원)은 효성첨단소재(3조8414억원), 효성화학(2조8786억원)의 매출을 합산한 것보다 2조원이상 많았다. 이같은 그룹 내 위상 때문에 조 회장은 소재 3사 중 유일하게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픽=뉴시스] 효성티앤씨 상반기 실적.
[그래픽=뉴시스] 효성티앤씨 상반기 실적.

조 회장 '이례적 질타' 이후 첫 TFT 구성도 '눈길'

그러나 최근 효성티앤씨 실적은 다시 '안갯속'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효성티앤씨는 매출 3조7903억원, 영업이익 13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매출(4조9045억원)과 영업이익(2775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영업이익은 51.7% 감소하며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섬유와 무역 부문 모두 영업 효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올 2분기 섬유 부문 매출액은 7981억원을 보이며 전 분기(7778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50억원에서 415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종전 5.8%에서 5.2%로 하락했다.

효성은 그룹 차원에서 이번 HVO 테스크포스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진 인사에서 효성티앤씨 화학PU 신사업개발 인력들이 테스크포스팀에 차출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그룹 관리자들에게 이례적으로 메일을 보내 "사내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만연해 있다"며 리더들에게 새 바람을 주문했다.  

이후 처음으로 HVO 테스크포스팀 발족이 이뤄진 만큼 이 신사업에 대한 그룹 안팎의 기대가 크다는 진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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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복심, 효성티앤씨…바이오연료 신사업 나선다

기사등록 2023/08/17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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