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뉴시스] 이도근 기자 =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참가자 중 충북에 체류하고 있는 2800여명의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실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태풍으로 이날 밤까지 기상상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양 구인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중심으로 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날 오전 구인사 광명전 대법당에서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한 영산회상을 재현한 영산재(靈山齋)가 펼쳐졌다. 불교음악인 설법과 범패, 승무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종합예술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한국 대표 불교문화를 체험한 일본 대원들은 탄성과 감동으로 환호했다.
구인사 관계자는 "정서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심신의 안정을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만종리 대학로 극단이 준비한 뮤지컬 갈라쇼와 마임극이 열렸다.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 ‘어 홀 뉴 월드’, ‘시즌 오브 러브’ 등 세계 유명 뮤지컬의 명곡들을 배우들로부터 듣는 '뮤지컬 갈라쇼'가 펼쳐졌다. 또 '인생'을 제목으로 한 마임극은 국적을 초월한 몸짓으로 감동을 전했다.
대원들은 이후 구인사 경내 투어 등 자체 행사를 소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충주 교통대에 머물고 있는 170여명의 칠레 대원들은 교통대 체육관에서 충주시립택견단의 택견 시범과 체험에 이어 우륵국악단의 공연을 관람하는 등 한국전통예술을 경험했다.
음성 극동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칠레 참가자 380여명은 이날 대학이 준비한 뮤지컬·난타 공연과 서울공연예술고의 K-팝 공연을 관람했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칠레 대원들도 마술 공연, 태권도 선수단 시연, 청소년댄스동아리 공연 행사가 열려 대원들의 인기를 끌었다.
청주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한국 대원들도 이날 이 대학 체육관에서 피구 등의 그룹 활동을 했다.
다만 인근 박물관, 미술관 등 방문 프로그램은 대부분 취소하고, 숙소 자체 실내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지역사회 온정의 손길은 이날도 이어졌다.
음성군장애인복지관은 세탁차량을 지원했고, 사회단체와 기업체 등에서는 간식과 목욕 용품 등을 제공했다.
구인사에서는 일본 대원이 잃어버린 지갑을 경찰과 군공무원 등의 공조로 30여분 만에 찾기도 했다. 대원은 단양경찰이 따뜻한 말과 적극적인 행동에 감사함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서울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약사 7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을 구인사에 보내 코로나19와 독감 환자, 피부질환자들을 치료했다.
현재 충북에서는 5개 시군 7개 시설에 4개국 28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물고 있다.
대원들은 오는 11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가한 뒤 12일께 퇴소할 예정이다. 일본 대원들의 경우 11일 구인사를 퇴소해 서울과 청주 등으로 이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