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논현역 오인신고 대피 소동…7명 다쳐
무차별 범죄에 '살인예고'가 불안 더 키워
불확실한 정보가 두려움 키워 사회 위축
"'무조건 잡아 무관용 처벌' 원칙 세워야"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지난 6일 저녁 8시 38분께 서울 9호선 열차에서 흉기난동 및 생화학 테러 오인 신고가 연달아 접수돼 시민들이 신논현역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진은 6일 오인 신고로 신논현역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부상당한 시민을 부축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2023.08.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8/07/NISI20230807_0019987248_web.jpg?rnd=20230807072207)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지난 6일 저녁 8시 38분께 서울 9호선 열차에서 흉기난동 및 생화학 테러 오인 신고가 연달아 접수돼 시민들이 신논현역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진은 6일 오인 신고로 신논현역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부상당한 시민을 부축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2023.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최근 잇따른 무차별 칼부림 흉악 범죄와 맞물려 무분별한 '살인 예고 글'이 퍼지며 오인신고·오인검거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시민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탄 불확실한 범죄 정보는 공포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치안당국의 강력한 대응으로 초기에 잠재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 정차한 급행열차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오인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에서 차량 16대, 인력 52명이 출동하자 이를 범죄 상황으로 인식한 탑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대피하는 과정에서 7명이 다치고 이중 6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인터넷과 SNS상에는 '생화학 테러', '칼부림', '가스누출'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며 혼란을 키웠다. 유명 가수의 팬들이 지하철 내에서 환호를 지른 게 오해를 불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련의 소동은 서울 관악구 신림역 칼부림,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등 흉악범죄가 빈발하며 높아진 시민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신림역 사건의 조선(33), 서현역 사건의 최모(22)씨 모두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무차별 범죄를 저질러,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경찰·소방 차량들이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는 오인신고에 대응해 출동해 있다. 2023.08.04.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8/04/NISI20230804_0019984842_web.jpg?rnd=20230804123539)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경찰·소방 차량들이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는 오인신고에 대응해 출동해 있다. 2023.08.04. [email protected]
여기에 전국 각지에서 다중밀집장소를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이 우후죽순 올라온 것도 공포를 키우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7시 기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65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다. 신고된 건수로 보면 어제 오전 기준 총 187건이 들어왔었고, 검거자의 반수 가까이(34명) 10대 청소년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한국콘텐츠학회의 '테러에 대한 정보가 두려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테러 정보를 접할 경우 실제보다 위협이 과장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 시민들의 두려움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테러 등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생활반경을 축소시키고, 사회경제적 활동을 둔화시켜 경제가 위축되면, 범죄가 일어나기 더욱 쉬운 환경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길 수 있다.
실제 '흉기 난동' 공포에 오인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지난 5일 경남 진주시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용 칼을 차고 있던 건설현장 관계자를 두고 흉기 소지 신고가 접수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같은 날 의정부시에서도 '부용천에 칼을 든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저녁운동을 하던 중학생을 붙잡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6일 경기남부경찰청이 살인 협박 관련, 경기 수원역 일대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3.8.6.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8/06/NISI20230806_0019986804_web.jpg?rnd=20230806165337)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6일 경기남부경찰청이 살인 협박 관련, 경기 수원역 일대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3.8.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패닉을 진정시키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치안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찰은 주요 지하철역 등에 기동대와 특공대, 장갑차를 배치한 상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경찰의 대응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범행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중도 포기하게 하는 노력이 당분간 필요하다"고 했다.
온라인 상 범죄 위협 글에 대해서도 검경 합동으로 단순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살인 예고 글을 올리면 무조건 잡히며, 절대 장난으로 봐주지 않고 무관용 처벌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국가가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통해 치기어린 범죄가 억제되면 일상 회복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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