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파일럿 시작…8년째
외국인 선입견 없애고
다문화 정책 발전 기여
"다름이 틀림으로 보이지 않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MC 홍석천이 400회를 맞은 '이웃집 찰스' 의미와 역할을 짚었다.
홍석천은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이웃집 찰스 400회 기념 간담회에서 "400회가 된 게 신기하다. 대한민국이 다문화 국가로 향해 가고, 많은 분들이 새로운 문화·삶을 포용하는 걸 배우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많이 나오는데, 이 아이들이 미래에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다문화 가정에 관한 고민을 조금만 더 한다면 일등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마 전 광화문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하는데, 한 분이 미국에서 살다가 30년 만에 방문했다며 '매주 이웃집 찰스를 빼놓지 않고 본다' '미국에서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한국에 정착하는 외국인들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조금 더 따뜻하게 받아주면 좀 더 발전할 수 있다. 이웃집 찰스가 400회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1000회까지 가서 KBS 대표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이웃집 찰스는 한국에 정착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외국인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2014년 파일럿으로 시작, 2015년부터 8년째 전파를 타고 있다. 아나운서 강승화가 진행하고, 홍석천과 일본인 사유리 등이 패널로 활약 중이다. 400회 특집에는 이탈리아 출신 브루노·크리스티나, 방글라데시에서 온 소하기도 함께 했다. 브루노는 1999년 KBS 2TV '이휘재 남희석 한국이 보인다'에 중국인 보쳉과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홍석천은 "1995년 이태원 경리단길 반지하에서 생활하며 외국인과 교류를 시작했다"며 "그때 브루노도 알게 됐다. 내가 참 많이 좋아했다.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몰라서 사기를 많이 당했다"고 귀띔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미얀마 출신 완이화를 꼽았다. 가수를 꿈꾸는 소녀다. "노래를 엄청 잘한다. 이웃집 찰스 출연 후 미얀마에서도 유명해졌다고 하더라"면서 "녹화하다가 엄청 울었다. 나이 어린 친구가 참 대견하더라. 방송 30년 정도 하면서 감정이 메말랐는데, 이웃집 찰스에 나온 이웃들을 보면서 가끔씩 터질 때가 있다. 나도 이웃집 찰스를 통해 계속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유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가족이 난민이었다. 나도 '미녀들의 수다' 나올 때 '비자 받기가 어려웠다'고 얘기하니 출연자가 '사유리씨랑 다르다. 우리는 비자 못 받으면 죽는다'고 하더라. 공감하려고 얘기한 건데 '아차' 싶었고, 다시 한 번 배우게 됐다"고 했다.
이웃집 찰스는 공영방송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에 관한 선입견을 없애고, 다문화 정책이 발전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정효영 CP는 "외국인도 함께 하는 이웃이다. 다름이 틀린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며 "(국내 체류) 외국인 220만 시대를 맞아 초창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태어난 친구들이 군대, 대학, 직장 등을 다니는 모습을 담았다. 예전에는 외국인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제 한국에서 거주하는 이웃으로서 어떻게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작년에 방송한 '동네찰스'도 외국인들이 스스로 방범대를 꾸리고 이웃을 돕고 있었다.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이 많이 발전했고, 이중언어 교육을 하는 곳도 있어서 담았다.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외국인은 특이하고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회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400회 특집은 8일 오후 7시4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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