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선대회장은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삼성 사장단과 주요 임원, 해외 주재원 등 200여명을 모아놓고 '신경영'을 선언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이 선언 이후 삼성은 3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삼성은 이 선대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2013년까지는 회장 메시지를 직접 내놓으며 이날을 기렸다.
이 선대회장은 지난 2013년 6월7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오늘은 신경영을 선언한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오직 한 길로 달려왔다"고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기념했다.
이 선대회장은 "낡은 의식과 제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관행을 과감하게 떨쳐 버리고 양 위주의 생각과 행동을 질 중심으로 바꾸어 경쟁력을 키웠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선대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삼성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큰 전환점인 신경영 선언은 이미 30년 전으로 이를 지금까지 대대적으로 기리는 것은 삼성 차원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회장은 회장 취임 이래 ▲미래 성장사업 선정 및 육성 ▲조직문화 혁신 ▲노사관계 선진화 ▲청년 일자리 창출 ▲CSR 및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일부에선 이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경영자로서 자신만의 메시지나 경영원칙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적이 없는 것으로 주목한다. 이 때문에 재계 일부에서는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과 마찬가지로 이 회장의 '뉴삼성' 전략을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들린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부터 현재 반도체 위기 돌파를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반도체(DS) 부문은 20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0~22일 진행한다. 이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진 않고 추후 결과를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