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에게 최대 위협은?…"러 전투기 활공 폭탄"

기사등록 2023/05/26 10:15:49

최종수정 2023/05/26 10:30:06

소련제 폭탄에 날개·방향타·위성유도장치 달아

러 상공 전투기 투하로 30km 이상 원격 공격

체공 시간 짧아 요격 불능…F-16이 유일한 대책

[서울=뉴시스]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 공격에 소련제 폭탄에 방향타와 날개, 유도장치를 부착해 개조한 활공폭탄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 사진은 FAB-500 M-62 러시아 활공 폭탄.(출처=러시아 무기 수출 소개 홈페이지 roe.ru) 2023.5.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 공격에 소련제 폭탄에 방향타와 날개, 유도장치를 부착해 개조한 활공폭탄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 사진은 FAB-500 M-62 러시아 활공 폭탄.(출처=러시아 무기 수출 소개 홈페이지 roe.ru) 2023.5.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러시아의 공격수단은 공군기에서 원격 투하하는 소련제 활공 폭탄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군이 소련제 폭탄 사용량이 늘고 있다고 밝힌다.

이들은 소련제 폭탄이 파괴력이 크지 않으나 가장 빠르고 현대화된 미사일보다 요격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서방의 대공미사일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대부분 막아내고 있다.

전투기가 투하하는 폭탄은 요격이 어렵다. 순항미사일과 같은 추진체가 없고 드론처럼 장시간 체공할 수 없어 최대 70초 동안 공중에 머물기 때문에 대공방어망이 추적하기 힘들다. 레이더 화면에 작은 점으로 표시되고 투하된 직후 레이더망에서 사라진다.

우크라이나 공군 데니스 스마즈니 중령은 “하늘에서의 전투가 진화하고 있다. 크루즈 미사일을 요격하니까 드론이 등장했고 이들도 요격하니까 러시아군이 우리를 공격할 수단을 계속 찾아낸다. 우리도 방어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화하고 대응하고 진화하고 대응하고 불행하지만 끝없는 쳇바퀴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보유량이 많은 일부 소련제 구식 폭탄에 위성유도장치와 날개를 달아 활공 폭탄으로 만들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 활공폭탄을 러시아 공군 최신예 Su-34와 Su-35 전투기에 장착해 우크라이나 대공 방어망 사거리에서 벗어난 러시아 본토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한다고 익명의 미 당국자가 밝혔다. 폭탄의 사거리는 30km 이상으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이들 폭탄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요격에 성공했다고 밝힌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더 요격하기가 어렵다.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방어 계획 부책임자 이언 윌리엄스는 “킨잘은 고공 비행시간이 더 길어 추적과 요격이 쉽다”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활공폭탄은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로 요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지난 1월 초부터 러시아 활공 폭탄이 뛰어나다고 자랑하기 시작했다. 한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가 2000년대 초부터 활공폭탄을 개발해왔다면서 활공폭탄 사용을 “일보 진전”으로 평가했다.

러시아 공군의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말 러시아 전투기가 실수로 러시아 국경 도시 벨고로드를 폭격했다. 이 폭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다고 러시아 당국자들이 밝혔다. 그러나 이틀 뒤 러시아 매체가 불발 폭탄 2개가 이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불발 폭탄이 신형 활공폭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활공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F-16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군력에서 밀리는 우크라이나가 F-16을 지원받으면 러시아 전투기의 폭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활공폭탄을 요격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다. 유일한 대응책이 폭탄을 투하하는 전투기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강력한 대공 방어망을 운영하는 탓에 전투기를 상대 영공에 보낼 수 없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미국이 지원한 활공 폭탄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유출된 미 정보문서에서 드러났다. 러시아가 전파방해로 활공 폭탄이 표적에 명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FAB-500 M-62 일반 폭탄에 방향타와 날개 및 위성유도장치를 장착해 사용하고 있다. 폭탄 개조비용은 같은 위력을 가진 순항미사일 제조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활공폭탄 공격을 가장 심하게 받는 지역이 우크라이나 남부 공업지대인 헤르손이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을 준비하면서 헤르손과 인근 지역에 병력을 대거 증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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