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스토리]반도체 산업 숙명 '경박단소'…성능·ESG '두 마리 토끼'

기사등록 2023/05/21 08:30:00

삼성 12나노급 D램 양산…생산 20%↑·전력 23%↓

저전력 반도체 통해 지속가능 산업 생태계 구축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 양산(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 양산(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 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하면서, D램 미세 공정 경쟁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고히 했다.

반도체에 있어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고 짧고 작음)는 숙명이다. 칩의 크기가 작을수록 생산량과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탄소 배출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생산성 20% 높은 차세대 D램…전력 효율 개선도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12나노급 D램은 최선단 기술을 적용, 전(前)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반도체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특히 소품종 대량 생산 품목인 메모리 제품의 경우 더 그렇다. 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라고 부르는 원판 위에서 제조되는데, 제품을 작게 만들수록 '남는 장사'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를 많이 만들려면 칩의 면적을 줄여야 하는데, 회로의 선폭을 좁히는 것이 핵심이다. 원판 한 장당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을 수 있다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선폭을 좁혀도 반도체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삼성전자는 칩 크기는 작아졌지만, 삼성전자는 D램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유전율(전기를 유도하는 성질·K)이 높은 신소재를 적용했다.

반도체를 소형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전기적 간섭을 줄이는 것이다. 반도체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회로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누설 전류가 생긴다. 전류가 다른 곳으로 새면서 반도체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선단 공정을 완성해 소비 전력을 기존 제품보다 23%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저전력 반도체, 지구 온난화 진행도 늦춰

전력 효율이 높은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2%가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한다. 특히 첨단 산업의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전력량이 폭증하면서 데이터 센터가 지구 온난화의 새로운 원인으로 부상 중이다.

시장조사기관(IDC IGIS)은 2025년에 축적할 데이터가 175ZB(제타바이트)로, 지난 2018년 33ZB 대비 5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인류가 축적한 데이터량보다 앞으로 몇 년간 쌓일 데이터양이 더 크다는 뜻이다.

메모리 업계가 차세대 기술 경쟁을 벌이는 것도 환경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차세대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사용하면, 전력 효율이 기존 DDR4 D램 대비 62% 높아진다. 데이터 서버의 구축에 HBM을 활용하면 운영 비용이 10분의 1로 줄고, 전력 효율은 20배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최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로 열린 세계 반도체 소재 시장의 전망과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는 'SMC Korea 2023'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소재기술팀 최삼종 상무는 "반도체는 칩 크기를 줄이고, 전력의 사용량을 줄이는 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저전력 반도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위해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수율이 동일하다면, 부피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연구·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가능한 반도체 제조 및 소재 사용 환경 구축을 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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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스토리]반도체 산업 숙명 '경박단소'…성능·ESG '두 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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