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의원총회서 '돈 봉투' 관련 발언 이어져
측근들 파리로 보내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 나와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홍연우 기자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당시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불거진 의혹임에도 조기 귀국은커녕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있는 측근들이 파리 현지에 직접 가서 송 전 대표를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아가 귀국을 거부할 경우에는 제명 또는 강제 출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중진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한 의원은 당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방법 가운데 하나로는 가까운 의원들이 직접 프랑스 현지로 가 귀국을 설득하고, 송 전 대표와 함께 들어오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가 조기 귀국을 결정하지 않는 것은 현재 급박한 당내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말 깊이 반성하는 태도로 이 사안을 바라봐야 하고, 대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주로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가 빨리 귀국해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런 의원들의 뜻을 모아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실제로 송 전 대표를 설득하기 위한 출장단이 꾸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송 전 대표의 빠른 귀국을 원하는 당내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는 하다.
2021년 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계속해서 공개되는 상황에 송 전 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서지 않으면 논란이 눈덩이 구르듯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와 '돈 봉투 의혹'을 연결 지으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와 송 전 대표는 통화로 서로 말을 맞추고 진실 은폐 모의라도 했느냐"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 무슨 말을 했고, 도대체 송 전 대표는 언제 오는지 특히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와 흥정이 있었던 거 아닌지 국민들의 의문을 즉각 해명하라"고 꼬집었다.
송 전 대표를 향한 제명·강제 출당 요구도 나온다. 나아가 정계 은퇴까지 거론된다.
윤영찬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가 끝내 입국을 거부한다면 당은 선제적으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당이나 제명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에 기대지 말고 당에서도 신속히 진상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계 은퇴 선언까지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래 놓고 더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나. 그리고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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