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80만원·일본 120만원'…울산 고교 수학여행도 양극화

기사등록 2023/04/18 17:02:37

특목고 5곳·일반고 1곳 해외로

타 일반고는 제주·서울 등 국내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 (기사내용과 무관)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 (기사내용과 무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 학교에서도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수학여행이 재개된 가운데 일부 고등학교의 수학여행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학여행을 해외로 정한 일부 특수목적고(특목고)의 수학여행 경비가 수백만원에 달해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 구성원들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지만, 지역 내 여타 학교들과의 위화감만 조장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까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다.

17일 울산지역 각 고등학교 학사일정에 따르면 올해 해외로 수학여행이 예정된 곳은 전체 고교 56개교 중 6개교로 집계됐다.

이 중 특수목적고(자사고)가 5곳, 일반고가 1곳이다. 이들 학교의 수학여행 1인당 경비는 적게는 85만원에서 많게는 580만원으로 책정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 특수목적고인 A 고교는 1학년 학생 70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3~13일 열흘간 일정으로 미국 동부, 캐나다 일대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1인 소요 경비는 580만원이다. 이 학교는 교육과정 특수성과 학생, 학부모 수요조사에 따른 것이라고 여행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특수목적고인 B 고교는 2학년 학생 89명을 대상으로 6월 13~16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학교의 1인당 소요경비는 120만원이다.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이 학교는 코로나19 시국 3년을 제외하곤 1회때부터 일본 오사카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달 초 이미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C 고교 역시 1인당 소요 경비는 B고교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2~15일까지 3박 4일로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D 고교는 앞선 학교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1인당 85만원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국내(제주도)와 해외를 놓고 학생·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비가 15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아 일본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매년 계속되는 초고가 수학여행 논란에도 학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미래 진로탐색에 있어 해외탐방일정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학부모들이 수백만원대 경비도 기꺼이 부담하겠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은 탓이다.

해당 학교들은 수학여행을 위한 학부모 설문조사를 1~3차 진행, 90%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 학부모가 동의했다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항공료, 숙박비에만 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데 거기에 개인 식비와 용돈까지 따로 부담해야 한다"며 "우리 아이만 안 보낼 수 도 없는 상황이라 동의는 했지만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일반계고교들과의 위화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역 내 대다수 일반계고들은 제주도나 서울 수도권, 영남권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수학여행비는 많게는 70만원, 적게는 20만원선이다.

일반계고 한 학부모는 "특목고 문화가 그렇다고 하니 할 말이 없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꿈도 못꾸는 일"이라며 "자식을 위해 뭐든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 씁쓸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반계고 교사는 "해외 수학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가정 형편에 따라 학부모의 부담이 클 수 있고, 이로 인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또 다른 교육 양극화로 나타나지 않도록 교육적 차원에서 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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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80만원·일본 120만원'…울산 고교 수학여행도 양극화

기사등록 2023/04/18 17:02: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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