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미수령으로 '거짓 환불' 했다가 들통
기사에게 보복하려 생수 20박스 주문해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주문한 생수 4박스를 받지 못했다며 거짓 환불을 받았다가 택배기사에게 들통난 여성이 생수 240㎏을 추가 주문한 뒤 일부 반품하는 보복 행각을 벌여 논란이다.
1일 MBC에 따르면 택배 기사 A씨는 지난 2월8일 새벽 4시50분께 한 집에 생수 4박스를 배달했다. 그는 40㎏가량의 생수를 들고 4층까지 계단을 올라 배달을 마쳤다. 그러나 A씨는 며칠 뒤 업체로부터 "고객이 상품 미수령으로 3만6400원을 환불했다. 상품을 찾아와야 상품 값이라도 불이익에서 제외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A씨는 생수를 주문한 고객 B씨에게 연락해 상품 수령 여부를 확인했다. B씨는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는 받았던 것 같은데 다음 날인가 귀가해 보니 상품이 없었다"고 답했다. 결국 해당 주문 건이 배달 사고로 처리되면서 A씨는 환불액을 물어내야 했다.
그러나 A씨는 B씨가 물건을 못 받았다는 연락 없이 환불 처리부터 한 점을 수상히 여겼다. A씨는 "보통 이러면 (고객에게) 물건이 없다는 연락을 받은 뒤, 택배 기사가 찾아볼지 논의하고 사고로 처리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분(B씨)은 물건을 못 받았다는 연락 하나 없이 그냥 물건을 바로 환불 처리했다"며 의아함을 전했다.
그는 배송지를 다시 찾아가 CC(폐쇄회로)TV를 확인했다. CCTV 영상 속에는 A씨가 생수를 배달한 뒤 B씨가 현관문을 열고 나와 생수 4박스를 집 안으로 옮긴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상품 수령 여부를 거듭 확인했으나 B씨는 계속해서 사실을 부인했다. 결국 B씨는 A씨가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뒤에야 "착각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에는 B씨의 보복이 이어졌다. 평소 생수를 3~4박스 주문하던 B씨는 사건 이후 무게 240㎏에 달하는 생수 20박스를 주문했다. 또 B씨는 A씨가 4층까지 계단을 5번 오르내리며 상품 배송을 마치자마자 "8박스는 반품하겠다"며 회수를 요청했다.
A씨는 B씨에게 "이 일로 일을 하지 못하고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 보상을 해주셔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위자료 100만원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B씨는 업체 측에 "다른 생수 주문과 혼동해 분실 접수 후 환불 처리를 받았다. 이후 택배 기사에게 경찰 신고를 당해 합의금 100만원의 협박을 받고 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A씨는 B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A씨는 "고객이 저를 일부러 고생시키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런 몇몇 분들 때문에 고객을 불신하게 된다. 심적으로 힘들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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