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있는 휴가도 못 쓰는데"…노동시간 OECD 5위, 과로사회 韓

기사등록 2023/03/19 07:00:00

연간 근로시간 OECD 5위…평균보다 199시간↑

'삶의 만족도'는 끝에서 3번째…10점 중 5.9점

K-직장인, 5일 이상 '장기휴가' 사용률은 9.5%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1. "지금도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주 69시간제가 허용된다고 열흘 이상 장기 휴가가 가능해질까요?" (중소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30대 진모씨)

#2. "주 52시간제는 유지되고, 관리 단위가 늘어나는 것이라 하지만 과연 그 취지대로 작동할지가 의문이에요."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20대 이모씨)

여러분은 지난해 연차(유급 휴가)를 다 소진하셨나요? 업무상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한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 69시간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로 관련 논의가 뜨겁습니다.

인간으로서 일할 권리와 휴식할 권리는 삶을 유지·지속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일한 만큼 충분한 휴식이 없으면 스트레스와 신체적 피로로 업무에 지장이 생깁니다.

휴식은 '업무와의 단절', 나아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일 관련 알람이 끊임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컴퓨터와 잠시 거리를 두고 자기 삶에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죠.

정부가 '일할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길게 쉬자'는 취지로 추진 중인 주 69시간 근로제 개편은 과연 휴식을 보장하는 방편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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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근로 시간 OECD 5위…평균보다 199시간 많아

실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긴 편에 속합니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취업자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회원국 중 5위(1915시간)를 차지했습니다. 연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총근로시간을 연간 평균 취업자 수로 나눈 결과값입니다. 취업자 수에는 전일제와 시간제 근로자가 모두 포함됩니다.

1~4위 국가들은 모두 남아메리카 국가들입니다. 멕시코가 2128시간으로 1위이고, 그다음으로 코스타리카(2073시간), 콜롬비아(1964시간), 칠레(1916시간) 순이었습니다.
 
임금근로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나타내는 '의존적 취업자'만 따지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928시간으로 더 늘어납니다.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낮은 국가는 독일 1349시간, 덴마크 1363시간, 룩셈부르크 1382시간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OECD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1716시간으로, 한국은 이보다 199시간이 많았습니다.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과 비교하면 521시간 더 길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근로시간은 2011년 OECD 국가 중 1위(2136시간)에서 10년간 221시간(10.3%) 줄었습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연간 2000시간 미만으로 줄어든 후 매년 OECD 평균과의 간격이 좁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3점으로 나타났다. 2019년~2021년 평균 기준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달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3점으로 나타났다. 2019년~2021년 평균 기준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삶의 만족도' OECD 끝에서 3번째…10점 만점에 5.9점

근로시간이 앞에서 5위를 차지했다면 삶의 만족도는 반대입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3위에 위치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에 따르면 한국인이 매긴 삶의 만족도는 2019년~2021년 10점 만점에 평균 5.9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측정 방법은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0점부터 10점 사이 척도로 응답해 평균을 냈습니다.

OECD 회원국의 평균인 6.7점보다는 0.8점이 낮았습니다. 같은 하위권인 그리스(5.9점), 일본(6.0점), 포르투갈(6.0점)과 수준이 비슷합니다.

우리나라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7점), 콜롬비아(5.8점) 2개 국가에 불과합니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국가는 북유럽에 많았습니다.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이 7.6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고, 오스트리아,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등도 7.2점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5일 이상 '장기휴가' 사용률은 9.5%에 그쳐

근로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긴 K-직장인은 연차를 잘 사용하고 있을까요? 가장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1년간 평균 15.2일의 연차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5일 이상 장기휴가를 간 비율은 9.5%에 그쳤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근로자휴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K-직장인이 1년간 평균 사용하는 연차일수는 15.2일입니다. 조사는 코로나 기간인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17개 시도 5인 이상 사업체 5580명의 상용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2020.12.28. mangust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2020.12.28. [email protected]
5일 이상 장기휴가 사용 경험률은 9.5%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18.2%에서, 2020년 9.4%로 뚝 떨어진 후 2021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부여받은 연차휴가 중 사용한 연차휴가 비율인 '연차휴가 소진율'은 76.1%였습니다.

휴식을 위한 연차휴가 사용 비율은 30.9%, 여행 및 여가활동을 위한 연차 사용 비율은 45.2%였습니다. 이외 16.5%는 집안일을 위해 연차를 사용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영향에도 휴가 사용 환경이 매년 양적·질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주 69시간제가 장시간 노동의 길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근로자가 걱정하는 과로와 산업재해를 방지하려면 '쉴 권리'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긴소매 옷 등을 입은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2.09.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긴소매 옷 등을 입은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2.09.2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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